▲이강래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에게 질의하고 있다
유성호
이와 함께 이날 한은 국감에선, 작년 4월 이후 자리가 비워져 있는 한은 금융통화위원 임명 여부를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재계 몫으로 금통위원 추천권을 갖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회장이 직접 증인으로 나와, 의원들의 추궁을 받기도 했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 결정 등 주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7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4년 임기로, 한은 총재와 부총재 외, 한은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은행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작년 4월 박봉흠 전 위원이 물러난 이후, 17개월 동안 금통위원 한 명이 비어있는 상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손경식 회장에게 "금통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손 회장은 "작년 3월 16일 한은으로부터 추천 요청을 받았는데, 임명권자인 정부쪽의 의견을 듣지 못해서 (추천을)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법에선 상의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청와대에서 임명하도록 돼 있는데, 청와대의 의견을 받아서 추천을 한다는 것인가"라고 되묻자, 손 회장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이는 현행법의 절차를 완전히 거꾸로, 무시하는 절차로 심각한 문제다"고 재차 말하자, 손 회장이 "여태까지 관행처럼 그렇게 해 왔다"고 답해, 국감장 곳곳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조배숙 민주당 의원도 "이는 법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운영했다면 청와대도, 상의도 잘못이며, 향후 법을 바꿔서라도 대한상의의 금통위원 추천권을 반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용섭 의원은 손경식 회장의 발언에 대해 "320만 상공인이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상공회의소 회장이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은 한마디로 직무유기"라며 "정권을 바뀌지만, 상공인은 영원하다, 상공회의소 회장은 누굴 위해서 일해야 하는가"라고 따졌다. 이 의원은 이어 김중수 총재를 향해서도, "(한은)총재는 17개월 동안 금통위원이 한 명 없어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손경식 회장은 뒤늦게 "저의 불찰로, 금통위원 추천이 늦어져 송구하다"고 사과한 후, "빨리 추천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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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포기하는 '뒷북' 한은 총재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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