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여성.평화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24일 뉴욕대학교에서 열린 고길천 작가의 강연회에 참석,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과의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했다.
최경준
지난 8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이 CNN을 통해 미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방영됐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여론을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확산시킨 장본인은 세계적인 여성·평화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다.
스타이넘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 환경에 대한 재난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위험한 군사 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석유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이 대통령의 건설에 대한 생각은 똑같은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은 미국 국방부 펜타곤 강아지가 흔드는 꼬리가 아닌 지 걱정이 된다.(But I fear South Korea is a tail being wagged by the Pentagon dog)"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보기>지난 24일 오후 미국 뉴욕대학에서 열린 고길천 작가의 '제주 해군기지 반대' 강연회에 참석한 스타이넘은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강아지의 꼬리'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미 양국 정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스타이넘과의 인터뷰는 노둣돌에서 활동하는 이현정씨의 도움을 받았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이다.
-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하는 이유는?"첫째, 미국 시민으로서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해군기지 건설 기술을 모두 미국에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제주도는 유엔에서도 인정할 만큼 유명한 곳이고, 개인적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는 세계 여성들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여성들이 바다에서 다이빙하는(해녀) 제주도 문화는 세계 여성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뉴욕타임스> 등에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글을 기고했다. 그 외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오늘처럼 공개적인 강연회에 가서 얘기도 하고, 미 언론 매체에도 계속 알리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의회나 국무부에도 연락을 계속 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서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문제를 알리려고 한다."
- 미국 시민, 언론, 정치권 등의 반응은 어떤가?"미국은 지금 경제적인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곳에 있는 투쟁을 알리기가 쉽지 않다. 모든 관심사가 경제 문제이기 때문이다. 놀라웠던 것은 <뉴욕타임즈>가 이 문제와 관련한 내 글을 실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에 있는 라디오 방송과도 인터뷰를 했다. 미국 국무부나 의회에 있는 사람들은 제주도 투쟁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
강정마을 사람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혼자서 그냥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 이 투쟁은 국제 연대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예가 될 수 있다. 만약 미국 정부에서 '이것은 한국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했을 때, 우리는 계속 강정마을 사람들과 직접 연락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반박할 수 있다."
- <뉴욕타임스> 기고글에서 특별히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국방부 펜타곤 강아지의 꼬리'에 비유했는데."나는 그 강아지의 꼬리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낀다."
- 그 말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미국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뜻인가?"그렇다. 100% 책임은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 오늘 고길천 작가의 강연회는 어땠나?"매우 감동적이었다. 고 작가가 여기에 왔기 때문에 이런 행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고 작가가 촘스키 교수를 만나 강정마을 사람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얻어낸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촘스키 교수와는 오랜 친구이고, 그래서 4.3 항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다른 유명한 학자들도 여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너무나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알리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 강정 마을 사람들이 어렵게 투쟁하고 있다. 강정마을 사람들, 그리고 한국인에게 할 말이 있나?"강정마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분들의 용감한 투쟁, 몸으로 싸우는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해외와의 연대가 가능했다. 제가 제주도에 있었을 때, 프랑스에서 어떤 사람이 지지하러 왔는데, 그는 아직도 그곳에 있다. 왜냐면 마을 사람들이 용감하게 투쟁을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동의를 얻을 수 있었고, 사람들이 가서 지지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쉬운 것은 강정마을의 투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갖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서울 사람들도 이 문제를 잘 모르더라. 그리고 강정에 있을 때, 한국 기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기자들이 강정마을의 투쟁에 대해서 기사를 쓰지 못한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특별히 <오마이뉴스>에서 이렇게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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