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에 거름내기 뒤집은 땅에 퇴비를 뿌리기 전
홍광석
밭을 만드는 일은 내 몫이다. 마늘을 뽑아낸 자리에 참깨를 심어 꼭 1년을 그대로 둔 탓에 지난해 덮어놓은 비닐은 흙에 묻히고 풀에 감겨 쉽게 잡아당겨 벗겨지지 않았다. 풀뿌리에 감긴 비닐을 뜯어내고 또 마늘밭 주변의 풀까지 정리하니 토요일 오후 반나절은 훌쩍이었다.
다시 쇠스랑으로 땅을 뒤집고 두둑을 치는 일은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잠시 쉬었다가 퇴비를 뿌리고 흙을 고른 후 비닐을 덮는 일을 했는데 그도 쉽지만은 않았다. 운동 삼아서 해보자며 시작했지만 불과 열 평 남짓 마늘밭을 만들면서 일요일 오후를 보낸 셈이다.
아마 마을 분들에게 경운기나 관리기를 빌렸다면 일은 쉽고 빠르게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텃밭 농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쉬엄쉬엄 일을 마쳤다고 하지만 지난 주 중반까지 쇠스랑 휘두른 몸살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