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아직 단풍은 들지 않았지만, 아카시아 나무잎은 가을 아침햇살로 물들어버렸다. 연록의 아름다움을 넘어 또 어떤 아름다운 빛으로 빛날까?
김민수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다.
바람은 아직도 주무시는지, 작은 풀들은 영롱한 이슬에 막 떠오른 가을해를 하나씩 담고 있다. 바람이 깨어나거나 저 작은 이슬에 담긴 햇살이 그들을 하늘로 날려버릴 즈음이면 이른 아침은 지나가 버릴 것이다.
아직은 가을의 초입이지만 요 며칠간 제법 쌀쌀한 아침이다.
약간 추운듯한 그러나 춥지는 않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가을 아침엔 눈부신 아침햇살과 높은 하늘이 제격이다. 그 모든 것이 완벽한 아침이다.
그러나 그 아침을 만끽하질 못한다.
세상사에 쫓기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 있어도 그렇게 쫓기며 살아가다보면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 물론, 그 세상사가 의미없는 일이라는 뜻은 아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보다 세상사가 더 중요하기에 그것을 취했을 것이다.
눈이 맑아지자, 마음도 맑아진다.
보는 것이 마음을 만든다. 눈이 어두우면 마음이 어두워진다는 말이 실감난다.
꽃은 완연한 가을의 빛깔로 빛난다. 그런데 나뭇잎들은 아직도 여름의 빛깔이다.
그 여름의 빛에 가을햇살에 비추자 짙푸르기만 하던 이파리들이 부드러운 빛으로 바뀐다. 빛의 조화다. 그렇게 짙푸른 빛들이 그렇게 아침햇살을 몇 번이나 쪼이면 알록달록 아름다운 단풍잎으로 변할까?
가을 햇살 좋은 아침, 풀섶에서 만난 모든 것들이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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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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