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서 밥을 먹는다고?

등록 2011.09.21 19:34수정 2011.09.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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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없는 날을 맞아 시민들이 도로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 강정민


5차선 왕복도로 위에서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한다. 한가한 외곽도로에도 위험천만한 일인데 도시 한가운데 도로에서 식사를 한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호텔 결혼식 피로연장을 연상시키는 하얀색 테이블보가 덮인 식탁에 사람들이 앉아 밥을 먹는다. 줄잡아 2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모인 사람들은 어린이부터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 그리고 노인과 청년들까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그런데 길 위에서 왜 식사를 하게 된 걸까? 9월 19일(월)에 경기도 하남시 신장초등학교 도로 앞에서 시청 삼거리(원할머니집보쌈~르노삼성자동차) 왕복5차선 도로의 2차선을 막고 '도로에서 먹는 저녁식사' 행사가 진행이 되었다. 이 도로는 하남시로 진입하는 가장 중심 도로로 퇴근 길 차량을 생각해서 서울쪽 방향도로에서 진행이 되었다. 도로에서도 식사를 할 만큼 우리 지역의 공기가 깨끗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되었다. 이 행사는 "경기도 승용차 없는 날" 캠페인 중 첫 행사로 열렸다.

식사 전에 시청에서 선포식이 진행되고 '9.22 승용차 쉬는 날' 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23m거대 현수막을 들고 행사장으로 도보행진 하였다. 참여자들이 도로에 도착하였을 때 하남문화나눔재단에서 준비한 흥겨운 모듬북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후 맛있는 뷔페 식사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맛있는 뷔페음식은 참가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하는 분들은 이후에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승용차 없는 거리' 행사의 홍보대사로 활동을 하게 된다. 참가자들에게는 행사 기념품으로 만보기가 제공되었다. 만보기는 승용차를 이용하기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또 건강을 위한 걷기를 권장하기 위해서 지급된 선물이다. 이 날 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석한 인원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

'도로위의 저녁식사' 행사는 환경하남의제21실천협의회(하남의제21.김근래 협의회장)주관으로 열렸다. 이 행사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사람은 바로 환경하남의제21 사무국장 강성주씨다. 강성주씨는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기존  '승용차 없는 날' 행사와 다른 새로운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승용차 없는 날' 행사에서 펼쳐진 하남문화재단 공연팀의 공연 ⓒ 강정민


영국의 홈존(home zone) 사례를 듣고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홈존이란 지역 공동체의 요구에 맞게 차도를 변형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차도를 걷는 거리, 자전거 거리, 아이들의 뛰놀기 위한 공원, 농구장 등을 조성하여 지역주민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구역(Zone)을 만드는 것이다.


강성주씨는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남시와 경기도민들에게 그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기획안에는 강성주씨 본인이 집에서와 같은 차림으로 도로 위에서 매주 1회 장기적으로 식사를 하는 퍼포먼스를 하려고 했다. 결국 이 퍼포먼스 대신에 200명이 동시에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경기도 수원과 파주와 남양주 등에서도 승용차 없는 거리 행사가 진행이 된다. 또한 25일 금요일에는 하남시 조정공원에서 제3회 지속가능발전 경기대회(이제는 우리가 불편할 때, For Earth. 이제는 우리가 사랑할 때, For Me)가 열린다. 이 날은 행사는 10시부터 시작되어 오후 4시경에 끝이 난다. 이 날 참가자들은 점심으로 유기농 비빔밥이 제공된다. 이 행사에 참가할 분들은 꼭 개인컵을 가지고 와야 한다.
#도로 #저녁식사 #하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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