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이 덮인 티베트 고봉과 마주서다
오상용
두려움은 사라지고 평온함이 찾아온다룽타 뒤에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용기를 내어 고봉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간다. 네팔과 티베트에서 만년설이 쌓인 히말라야를 걸어본 나이지만 늘 산은 내 위에 있었다. 그때와는 달리 나의 시야와 같은 높이에 만년설로 덮인 고봉을 향해 걷고 있으니 한 걸음이 쉽지가 않다.
'고산 지역이라 그렇겠지'라고 생각해보려 하지만 이곳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본 나에게 지금의 느낌은 그때와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다. 가슴은 물론 머리까지 두려움으로 가득차게 만든 고봉. 능선을 넘어 그 산을 보고 싶지만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두려움으로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가만히 그 고봉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 지금 이 시간. 늘 머릿속에 고민과 생각으로 가득했던 나의 머리는 백지가 되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고봉을 바라보았다.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는 고봉이지만 웅장한 모습과 바람으로 나에게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평온한 이 느낌이 너무 좋다.
한참을 그 산을 바라보며 평온함을 더 느끼고 싶었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날씨로 인해 오래 머무를 수 없다. 자동차로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고 돌아본다. 고봉을 지나 다시 서 티베트로 출발. 아래에서 올라 올 때의 불안감은 전혀 없고 평온한 기운으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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