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판좌판의 빛깔, 인공의 플라스틱 빌깔과 자연의 빛깔이 대조된다. 자연의 빛깔은 같은 색이라도 획일적이지 않다.
김민수
추석이 지난 후에도 한낮의 더위가 30도를 오르내리면서 가을이 실감나질 않았다. 그래도 아침저녁으로는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만, 어느새 벼가 익어가는 들녘이 부드러운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가만가만 그들에게 다가가니 혹은 강렬하게 혹은 부드럽게 다가오는 가을 빛, 오랜 시간 인내한 흔적들을 몸마다 새겨놓고 있다. 아, 가을 빛이 그냥저냥 생긴 것이 아니구나!
가을이 깊어지면 속에 품은 색깔은 더는 숨길 수 없어 내어놓는다.
우리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역시 그러할 터이다. 과연, 내 삶의 빛은 어떤 빛깔일까?
남한산성 오전리 장에 들렀다.
꽈리가 병풍처럼 장을 장식했다.
점포마다 팔려고 내어놓은 채소들이 플라스틱 바구니에 가지전히 담겨 있다. 바구니의 색깔은 획일적인데, 채소들의 색깔은 같은 채소라도 저마다의 빛깔이 다르다. 인공의 빛깔과 자연의 빛깔의 차이일 터이다.
가을 빛을 보며, 더 선명해질 가을 빛을 기대한다.
그리고, 내 삶의 빛은 어떤 빛인지 돌아본다. 그 모든 빛이 아름답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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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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