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내의 거리에선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의료광고를 보기 힘들다. 사진은 런던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에서 내려다 본 거리 풍경.
남소연
글 : 송주민 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 영국편' 특별취재팀 [낯선 풍경1] 의료광고 전무한 영국 거리
영국에 와서 런던과 인근 도시를 누비며 며칠 지내다 보니, 생소하게 느껴지는 점 하나.
'여긴 의료광고가 아예 보이질 않잖아?' 문득 우리나라가 생각난다. 길거리, 건물 간판, 지하철역, 버스, 웹사이트 등 생활하는 공간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의료광고. 특히 인터넷신문과 포털사이트 등에서 볼 수 있는 성형, 비뇨기과, 피부과 등의 선전을 아무렇지 않게 접하던 우리들이었다.
그런데 영국에 온 후부터는 의료와 관련한 광고를 본 기억이 전무했다. NHS 병원은 물론이고,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의료 목적이라기보다 미용의 차원으로 여겨지는 '고수익성' 병의원의 광고도 찾기 어려웠다.
혹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친 걸까? 영국 생활 5년차인 김의식씨는 "한국과 같은 의료광고를 여기서는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고 전했다. 1983년부터 영국에 살아온 한현수씨도 "간혹 무가지 신문이나 잡지에서 비슷한 광고를 볼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NHS 바깥의 극히 일부 민간기관에서만 성형외과 등이 영업하고 있다.
[낯선 풍경2] "공짜라도 성형 절대 안 받겠다"는 영국 여성들
문득 궁금해졌다. 한국에는 성형외과 광고가 넘쳐나는데, 영국에는 왜 없는 것일까? 혹시 여기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외모'에 관심이 적은 걸까?
그래서 런던의 길거리에서 20~30대 여성들에게 물어 봤다. 평소에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한 명도 "그렇다(Yes)"고 답변한 사람은 없었다. 예외 없이 답변은 "아니오(No)"였다. 그것도 "결코"라는 말을 또박또박 덧붙이면서. 그들은 별 이상한 질문을 다한다는 눈초리를 보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외모에 만족하며 사는데?(샬롯, Charlotte)"영국에선 일부 연예인 말고는 그런 생각 안하는 것 같아."(페니 제라드, Penny Gerrard)"하느님이 이렇게 낳아주신 데는 이유가 있는데, 그대로 살아야지!(리안, Rianne)"나중에 죽으면 다 똑같은데, 그렇게까지 외모를 바꾸려 할 필요 있나?(샨틀리, Chantelle) "성형이 왜 필요할까? 다친 것 복원하는 거라면 모르나, '미용 성형'은 반대!"(네트, Nette)일관된 대답에 다시 물었다. 공짜로 성형수술을 시켜 준다면 그때는 고려해보겠냐고. 조금 다른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결과는 같았다. 다들 공짜라도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단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걸 보니, 단순한 '싫음' 이상의 강한 거부감이 짙게 묻어나왔다. '부작용'도 많이 우려하는 눈치였다.
만약 한국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면, 반응은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