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여수남초등학교에서 350여명의 참가자가 모여 제8회 외국인노동자 추석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심명남
"이 땅에 오로지 돈 벌러 왔다가, 다들 행복해하는 명절날 쓸쓸해져버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된다면 더 없이 좋겠습니다, 연휴 끝날 시간 되시면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몇 년 전부터 추석이 다가오면 지인인 여수YMCA 이상훈 총장으로 부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추석인사와 함께 연휴 마지막 날 행사에 꼭 참석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의 메시지였다.
추석 마지막 날 여수YMCA는 우리지역에서 3D업종에서 묵묵히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단절된 채 외로게 살아가는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한가위 한마당을 펼쳐왔다. 이 단체가 이 같은 인연을 맺은 것은 8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시민중계실에서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체류관련 법률과 임금체불, 복지 등 다양한 이동상담이 이루어졌다. 이때가 마침 추석명절을 며칠 앞둔 날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추석연휴기간에 마땅히 갈 곳과 즐길거리가 없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YMCA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명절을 쇤 음식과 막걸리, 돼지고기를 구워 추석연휴 끝날 이들과 함께 보낸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정처 없는 이국타향에서 갈 곳 없는 이들에게 단지 한 차례 계획한 행사였는데 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후 이들에게 돌아오는 바로 이 한마디.
"다음해에도 또 만나줄 거죠?"한 해 두 해 쌓여 추석연휴 마지막 날을 이들과 함께한 지 어언 8년째를 맞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들에겐 삶의 큰 위안으로 자리잡은 추석맞이가 된지 오래다. 이는 여수지역 시민단체들이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전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왔다. 13일 여수남초등학교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25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와 100여 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중추절에 모여 흥겨운 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여수YMCA 김일주 부장과 중국통역을 맡은 유영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흥겨운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우리소리 사물단 공연과 청소년 댄스공연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들의 장기자랑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