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는 최근 책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기록>을 펴냈다.
윤성효
강 부지사와 대담한 김연철 교수는 "경제협력이라는 것은 때가 있다. 각기 협력을 해야 하는 타이밍을 놓쳐 버리고 그 이후에 하려면 비용도 많이 든다"며 "눈여겨봐야 할 것은 북중 경제다. 남북경제협력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에 북중경제협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도 없게 양적, 질적으로 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에서 기른 '딸기 묘종'을 가져와 사천․밀양에 심어 생산하는 '통일 딸기' 사업이 김태호 전 경남지사(현 국회의원) 때 시작되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되었다. 농사꾼 출신인 강 부지사는 "대한민국의 농업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남과 북이 함께 '통일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농업민간교류는 남과 북 사이에 꽉 막힌 정세를 돌파하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더 길게는 남과 북의 농업을 함께 살리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남한은 논농사를 중심으로, 북한은 밭작물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지역 분업은 우리나라의 지리, 기후적 조건에도 적당하다. 역으로 이 이야기는 남북한이 통일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농업은 늘 불균형에 직면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 남북한 농업 교류가 활성화되면 그 자체로 매우 이상적인 농업 형태를 갖출 수 있다."
"농업문제 중에 쌀 문제가 있다. 쌀의 대북진출이 확실한 해결책이다. 남는 쌀을 이용하는 방법을 경상남도에서라도 찾아보다며 구상했던 게 쌀로 가공품을 만들어 북으로 보내는 것이다. … 공무원은 새로운 것이나 안 해 왔던 것은 하지 않으려 한다. 실패라도 하게 되면 공무원 입장에서는 낭패다. 도지사나 부지사야 임기가 끝나고 도청을 나가면 그만이지만 공무원들은 계속 남아 그 책임을 추궁 받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 심정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쌀 가공품을 북에 보내는 사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통일은 장기적 안목으로 봐야만 한다"고 한 강 부지사는 "온갖 유혹과 위험에도 아랑곳 않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뚝심만이 통일의맛난 과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 속에서도 끝까지 작물을 포기하지 않는 농부의 마음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지사로 후보단일화 뒤 어머니 전화 받고서 ...진주 대곡에서 농사를 지었던 강병기 정무부지사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민주노동당 경상남도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김두관 경남지사와 야권후보단일화를 이루었다. 지난해 7월 경남도 정무부지사로 취임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당시 여론조사(6)와 시민배심원(4)의 비율에 합의했던 것과 관련해, 강 부지사는 "조직표 보다는 여론조사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단일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먼저 스스로를 낮추거나 죽이지 않고서는 역사의 소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살면서 배운 교훈이었다"고 회상했다.
김두관 지사로 후보단일화를 한 뒤 일화를 소개했다. "어머님의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아들 마이 섭섭하시제. 밥 잘 챙겨 묵고 건강 잘 챙기소.' 참았던 눈물이 왈칵 밀려왔다. 노인네가 언제 뉴스를 보셨는지, 또 갑자기 존댓말은 무슨 의미인지…. 순간 수많은 감정이 밀물처럼 들이쳤다"고.
그는 공직 경험도 없었다. 한나라당은 선거기간 내내 '선거연합'에 흠집을 냈다. 민주노동당과 연합한 김두관이 당선되면 경남은 '좌파 해방구'가 된다고 했던 것. 김두관 지사가 자신을 발탁한 것은 '김 지사의 뚝심'이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