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가을 꽃의 빛깔은 더욱 진하다

[사진 노트] 가을 꽃

등록 2011.09.11 14:51수정 2011.09.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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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비 창밖에 비가 내린다. 차장에 맺힌 물방울에 세상의 빛이 물들었다.
창밖의 비창밖에 비가 내린다. 차장에 맺힌 물방울에 세상의 빛이 물들었다.김민수

물봉선 물가에 사는 물봉선이 빗방울과 어우러져 보랏빛을 더욱더 진하게 한다.
물봉선물가에 사는 물봉선이 빗방울과 어우러져 보랏빛을 더욱더 진하게 한다.김민수

목백일홍(배롱나무) 아침저녁 선선한 기운에 피어나 꽃이라 더욱 진하다. 견딜만한 아픔의 이유를 본다.
목백일홍(배롱나무)아침저녁 선선한 기운에 피어나 꽃이라 더욱 진하다. 견딜만한 아픔의 이유를 본다.김민수

낙화 떨어진 배롱나무의 꽃을 씨앗까지 다 보낸 제비꽃의 씨방이 붙들고 있다. 다시 꽃 피우고 싶은 마음이 이리도 간절한 것일까?
낙화떨어진 배롱나무의 꽃을 씨앗까지 다 보낸 제비꽃의 씨방이 붙들고 있다. 다시 꽃 피우고 싶은 마음이 이리도 간절한 것일까?김민수

코스모스 내리는 비에 고개를 숙이고 피어있는 코스모스, 때론 고개 숙임이 비굴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코스모스내리는 비에 고개를 숙이고 피어있는 코스모스, 때론 고개 숙임이 비굴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김민수

비이슬 코스모스 줄기에 맺힌 비이슬에 새겨진 코스모스
비이슬코스모스 줄기에 맺힌 비이슬에 새겨진 코스모스김민수

비이슬 작은 풀들에 송글송글 맺힌 비이슬, 그 안에 새겨지는 세상은 신비스럽다.
비이슬작은 풀들에 송글송글 맺힌 비이슬, 그 안에 새겨지는 세상은 신비스럽다.김민수

이삭여뀌 비온 날, 이 작은 꽃 줄기에서 쉼의 시간을 갖는 것일까? 활짝 피어난 이삭여뀌의 향기를 맡으러 온 것일까?
이삭여뀌비온 날, 이 작은 꽃 줄기에서 쉼의 시간을 갖는 것일까? 활짝 피어난 이삭여뀌의 향기를 맡으러 온 것일까?김민수

이삭여뀌 여뀌 꽃이 피어나면 본격적인 가을이다. 그 작은 꽃들은 물방울 보다도 작다. 그러나 그들도 어우러지면 풀섶은 붉게 물들인다.
이삭여뀌여뀌 꽃이 피어나면 본격적인 가을이다. 그 작은 꽃들은 물방울 보다도 작다. 그러나 그들도 어우러지면 풀섶은 붉게 물들인다.김민수

이삭여뀌 작은 이삭여뀌의 줄기, 거미가 진딧물을 잡아먹고 있다. 비오는 날에도 그 작은 세상에서도 생존경쟁은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존경쟁은 인간의 생존경쟁과 달라보인다. 자연적이다. 너무도 자연적이다.
이삭여뀌작은 이삭여뀌의 줄기, 거미가 진딧물을 잡아먹고 있다. 비오는 날에도 그 작은 세상에서도 생존경쟁은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존경쟁은 인간의 생존경쟁과 달라보인다. 자연적이다. 너무도 자연적이다.김민수

추석을 하루 앞두고 비가 내렸다. 여름 내내 내리던 비에 익지 못했던 이삭들이 여물어가는가 싶었는데, 막바지에 또 비가 내린다. 근처 야산에 올라가 밤나무를 바라보니, 지난 여름 궂은 비에 밤송이는 절반도 열리지 않았고, 아예 여물지도 않았다. 내일이 추석인데...

가을꽃들이 피어 난 들판, 가을꽃들이 빗방울에 더욱더 진하다. 비이슬에 새겨진 꽃들의 색, 그것으로 수채화 물감을 만들어 칠하면 이렇게 진한 가을꽃을 그릴 수 있을까?


비오는 날 이삭여뀌에 많은 곤충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비를 피할 곳도 없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바라보니 그 작은 꽃줄기에 깃대어 사는 수많은 삶의 흔적들이 있다. 그래서 자연이구나 싶다.

이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난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 돌아본다.

가을 들판에 피어나 꽃들의 색깔이 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봄부터 피우고 싶었던 꽃을 오랫동안 인내하고 간직하다 피워낸 까닭이 아닐까?
#물봉선 #이삭여뀌 #배롱나무 #사진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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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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