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사퇴 거론한 검찰, 오만하다"

[인터뷰] 호주 방문한 김상곤 "곽노현 굳게 버텨라!"

등록 2011.09.10 16:50수정 2011.09.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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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 윤여문


"현직 교육감을 구속 기소하려는 검찰의 움직임은 분명히 과하다.  사건 초기부터 검찰이 피의사실을 과도하게 흘리는 걸 보고 위태롭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사퇴 결정은 지인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언제부터 이렇게 오만해졌는지,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민다."

호주를 공식방문 중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수사하는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지시각으로 9일, 기자와 만난 김 교육감은 지난 4일부터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즈를 공식 방문하느라 한국 뉴스를 제대로 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곽노현 교육감 관련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전해들은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곽 교육감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해 굳은 마음으로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진행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인터뷰가 끝난뒤 얼마 후 법원이 곽노현 교육감의 구속을 결정했다).

"진보교육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다"

- 호주 일정은 잘 마무리했는가?
"호주 교육계 관계자들이 먼저 한국을 방문해서 협의를 나눈 사항들이어서 준비된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특히 진보적 성향이 강한 호주 교육계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유익한 방문이었다."

- 지난 일주일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혹시 곽노현 교육감 뉴스를 계속해서 접할 수 있었나?
"바쁜 일정 때문에 중요한 소식들만 전해 들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서, 곽 교육감이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진보교육의 한 축이라서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결국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인터뷰 당시는 법원의 구속결정이 나기 몇 시간 전이었다).
"현직 교육감을 구속 기소하려는 검찰의 움직임은 과잉처사다. 사건 초기부터 검찰이 피의사실을 과도하게 흘리는 걸 보고 위태롭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곽노현 교육감의 사퇴를 거론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오만한 발언이다. 사퇴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가족 및 지인들의 의견에 따르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언제부터 이렇게 오만해졌는지,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민다."


- 이제 법원의 영장실질 심사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불구속 수사를 기대하나?
"물론이다. 법원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와 사회정의를 잊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지켜본 곽 교육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분이다. 그는 누구보다 언행의 일치를 실천해왔다."

- 검찰이 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생각하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진보교육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오세훈 시장과 맞서서 결국 퇴진하게 만든 곽 교육감에 대한 보복으로도 읽힌다. 부디 내 생각이 오해이기를 바란다."

- 끝으로, 서울과 경기도의 진보교육을 이끌어온 '쌍두마차'의 한 축인 곽노현 교육감에게 전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는가?
"곽 교육감은 신망이 높은 법 전공자이고 교육자다. 또한 서울시의 교육을 이끌고 있는 교육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교육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굳게 버티기 바란다. 곽 교육감의 곁에 수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일반 시민들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곽 교육감을 믿는다."

"곽노현 교육감의 인품과 도덕성을 신뢰한다"

 김상곤 교육감

김상곤 교육감 ⓒ 경기도교육청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호주 방문을 앞둔 지난 9월 1일 경기도교육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에서 "곽 교육감이 그동안 민주적인 법학자로서, 양심적인 교육자로서, 개혁적 교육행정가로서 보여준 모습을 신뢰하고 존중해 왔고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곽 교육감이 어떠한 결정을 내려도 그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곽 교육감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 오면서, 그 분의 인품과 도덕성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져왔던 사람으로서, 곽 교육감의 도덕성이 집중적 질타를 받는 모습을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곽 교육감이 사퇴후보에게 아무리 '선의'라 하더라도 2억의 금품을 전달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고 그 파장이 계속되는 것 또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데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피의자라 할지라도 무죄추정과 피의사실공표 금지 원칙이 지켜지면서 피의자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함에도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사실 여부와 무관한 과도한 억측과 왜곡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만 가중됐다"고 검찰과 언론을 동시에 비판했다.

한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호주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전에 귀국했다.
#곽노현 #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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