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있고, 숲에 난 길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 숲길을 걷습니다.
임윤수
길이 있습니다. '올레길'도 있고, '둘레길'도 있습니다. '백제의 미소 길'도 있고, '산막이 가는 옛길'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길을 걷습니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타박타박 걷기도 하고, 가쁜 숨 헐떡거리며 몰아치듯이 걷기도 합니다. 혼자 걷는 사람도 있고, 무리를 지어 걷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길에서는 철썩거리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어떤 길에서는 산그늘에 젖어듭니다. 천년의 미소를 떠올릴 수 있는 길도 있고, 추억하는 고향을 더듬을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걷는 길에는 엉덩이 붙이고 잠시쉬어 갈 수 있는 아름드리 등걸도 있고, 벌렁 드러누워 등골이 시원하도록 쉬어갈 수 있는 너럭바위도 나옵니다. 뙤약볕이나 눈발에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벌거숭이 길도 있지만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도 있습니다.
다양한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숲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소나무, 참나무, 상수리나무, 벚나무, 오리나무, 개암나무, 자귀나무, 똥나무…, 손가락을 꼽으며 헤아려보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가 더 많습니다.
소나무는 소나무라서 좋고, 참나무는 참나무라서 좋습니다. 상수리나무에서는 도토리를 볼 수 있어서 좋고, 개암나무에서는 고소한 개암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