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나사리울산 나사리
김준영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단 하나의 여행지가 있나요?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몇 시간동안 하염없이 걸어도 좋은 그런 곳 말이죠. 꼭, 꼭 숨겨두고 싶고 나만 알고 싶은 나만의 여행지.
지난 8월 15일 다녀온 울산 나사리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간직되었던 단 하나의 여행지랍니다. 보물섬을 소개하는 듯한 지인의 안내로 울산 나사리에 도착한 순간 일행들은 모두 나사리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벗겨내고 또 벗겨내고 계속 다른 알맹이가 나오는 양파같은 많은 매력을 갖은 울산 나사리를 만나버렸거든요. 또 직접 울산 나사리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한 사람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여행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도 오감으로 느꼈죠.
넉넉한 인심의 멸치 작업 풍경을 만나다다소 자그마한 모래사장에서 소박하게 바다와 놀고 있는 여행객들 그리고 등대, 울산 나사리에 도착하면 만날 수 있는 풍경입니다. 이것 말고도 또 하나의 매력적인 볼거리가 있죠. 아마 나이가 드신 분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멸치 작업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장실 옆 마을 공동 멸치작업장에서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멸치를 삶고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 모습을 수시로 볼 수 있죠. 작은 어촌 마을의 넉넉한 인심이 그대로 느껴지듯,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늦게서야 도착해 주위를 서성이는 저에게 작업하시던 아주머니께서 말을 거셨습니다.
"머하느라? 남들 다 찍을 때 못 찍고 늦게 왔어. 내일 아침에 또 멸치 작업이 있으니깐
그때와서 찍어."
일하는 데 방해된다며 화내시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이렇게 사진을 못 담아 아쉬운 모습을
보이니 먼저 멸치 작업시간을 가르쳐주시며 찍으러 오라는 말에 절로 마음이 포근해졌
습니다. 그 말 덕분에 지인이 이 곳 울산 나사리 사람들이 다 좋아 여기에 오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찍고 싶은 사진을 마음껏 찍다가 돌아온다는 말이 머릿속으로 떠올랐습니다. 외부인을 향한 넉넉한 인심을 울산 나사리에서 느낄 수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