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전 교육부총리는 5일 오후 경상대학교에서 강연했다.
경상대학교 홍보실
한 전 부총리는 "교육은 수요자 중심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수요자의 주체가 학생이라기보다 부모다"면서 "한국 부모들의 교육관은 문제가 있다. 그런데 미국 오마바 대통령은 한국 교육을 칭찬하는 모양인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기 자녀의 출세를 위해서, 사회적 신분상승 이동을 위해 온갖 힘을 다 기울인다. 부모가 출세하지 못했다고 생각할수록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고 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사교육을 굉장히 강요한다. 일류대학에 자녀를 보내야 신분 상승이 된다고 생각한다. 일류대학 진학은 곧 출세라고 생각하는데, 이 등식을 뜯어 고쳐야 한다. 학벌사회를 폐지해야 한다." 이어 한 전 부총리는 암기식 교육을 비난했다. 그는 "한국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가정교육부터 대학교육까지 암기력으로 학생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이라며 "암기를 통해 학생을 서열화 한다. 암기력은 학습자의 창의력이나 상상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암기력은 텍스트, 즉 교과서를 외우는 것이다. 교과서는 신성 불가침하기에 담긴 내용은 진리 자체라고 여긴다. 그래서 텍스트는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다. 텍스트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창조는 텍스트가 잘못됐다고, 틀렸다고 고칠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일류대학이 암기력으로 평가하는데, 그렇게 하면 창의력이 나올 수 없다"고 한 그는 미국 유학시절을 떠올렸다.
"1962년 미국 유학했다. 그 때 미국은 천국같이 보였다. <관료제> 시간에 과제물에 대해 정리해서 30분 동안 발표했다. 교수가 뭍었다. '그래서 네 생각이 뭐냐'고. 세계 학자들의 이론은 잘 정리가 됐는데, 저의 생각이 없었던 것 이다. 교수는 '한국에서 일류대학을 다닌 모양인데, 네 생각을 가르치지 않았구나'고 하더라. 우리는 누구나 튀는 행동을 칭찬하지 않고 잘라버렸다. 작가는 서울대 출신이 거의 없고 평론가는 서울대 출신이 많다.""미국 대학은 수능 성적으로 학생을 뽑지 않는다. 한 고등학교에서 하버드 대학에 2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시험 성적은 1600점 만점인데, 1380점과 1520점 학생이 신청했다. 그런데 1380점 학생이 입학했다. 우리 같으면 수능성적 1점 차이에서 그런 결과가 나오면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1520점 학생측이 왜 떨어졌는지 물었다고 한다. 대학은 편지를 통해 '우리는 공부벌레를 뽑는 대학이 아니고 인류와 나라,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를 뽑는 학교다'고 했다고 한다. 멋있다."그는 대학 서열화를 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암기를 잘해 서울대 가서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1등 대학이 갖는 지배권은 다른 어느 나라의 1등 대학이 갖는 지배권보다 굉장히 높다. 고3 60만 명이 서울대 앞에 한 줄로 선 것이다. 한 줄로 서서 가니까 대학들이 서열화된다. 그것은 창의성의 서열화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립대 법인화 해선 안 돼... 자유를 억압하면 창의력은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