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서 수매한 고추남영양농협에서 수매한 고추를 차에 싣고 있다.
백영수
고추가 흉작으로 소비자가 2만원을 돌파했다. 단군이래 최고 가격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고추주산지인 남영양농협(조합장 이정택)에 따르면 산지수매가격이 8월3째주에는 1근당 1만6천원에서 1만8천 원대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근당 5천원에서 6천 원대에 비하면 3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남영양농협 남동희 석보지점장은 "고추는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나 농촌인구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으로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올해는 잦은 비로 전체 고추 물량의 30%정도가 탄저병과 물렁병 등으로 인해 수확량이 감소하여 고추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지로 통계청이 올해 8월 발표한 고추재배면적 조사결과에서도 2011년 고추 재배면적은 42,574ha로 2010년보다 4.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추 생산량도 2009년 117천 톤에서 2010년에는 18.8% 감소한 95천 톤으로 22천 톤이나 줄었다.
고추주산지농협 파산위기?고추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지역농협은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미 계약한 고추군납 단가와 현격한 차이를 보여 현시세와 차액만 수십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군납사업단에 따르면 올해산 고추 군납품 물량은 총 912t으로 올 6월초 계약단가는 지난 3년간 고추가격 평균으로 현시세와 단순비교해도 1Kg당 12,000원의 차액이 발생한다는 것.
올 계약단가로 군납을 할 경우 109억여 원어치 고추군납 계약을 한 지역농협에서 손해를 봐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농협의 자산규모를 볼 때 감당은커녕 파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농협의 군납계약물량은 남안동농협이 413t, 남영양농협이 149t으로 군납시 차액만 각각 약 50억 원,18억 원에 달한다.
농협중앙회 군납사업단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군납사업단 이민희 차장은 "방위사업청에 물가조정에 의한 계약금액조정을 받아들일 때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금액조정으로 현 고추시세를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군납 고추 단가는 3년간 평균치로 하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 물자 원가 한영일 주무관은 "현 고추시세를 반영한다 해도 규정상 올 6월 군납계약시점에서 8개월가량 시점이 이동되어 3년간 평균단가를 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0%정도 상향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 방사청 올 고추수매에 할당된 총 국방예산이 210억 원으로 현 고추시세를 모두 반영하려면 3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현실적으로 현 고추시세를 100%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200만t 고추 수입 추진?농식품부도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고추를 두고 대책회의를 하는 등 나름 고심하고 있다.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에서는 농협, 진흥청 등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하고 고추수입량과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남원 주무관은 "아직까지 고추수입과 관련된 양과 시기는 결정된 내용이 없지만 지금 추세로 고추 가격이 형성된다면 고추가격 안정화를 위하여 고추수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추를 수입한다는 소식에 농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송군 농민회 문상열 정책실장은 "올해 고추농사가 흉작으로 안 그래도 힘든데 정부가 소득을 보전해 주기는커녕 수입을 한다니 농사 지을 생각이 안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농민들 "고추생산원가 대비 비싼 것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