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광고산업 육성전략 컨퍼런스에서 종편 4사 대표들(뒷모습)이 모두 참석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김시연
"그래도 방송광고 비중이 50~60%가 넘는데 6명 불러놓고 40분간 토론하라니 말이 되느냐."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선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스마트미디어시대 광고산업 육성전략 컨퍼런스'가 열렸다. 앞에 '방송광고 활성화 및'이라는 꼬리표가 붙긴 했지만 이날 6시간 넘게 진행된 행사에서 '방송광고'에 주어진 시간은 단 1시간에 불과했다.
종편 출범 앞두고 방송-광고업계 '출혈경쟁' 위기감이날 행사에서는 인터넷, 모바일, 스마트TV 등 스마트 미디어 광고의 약진과 올 연말 종편(종합편성채널) 등장에 따른 '출혈 경쟁'이라는 '내우외환'에 직면한 방송-광고업계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 이 자리에는 광고업계 관계자들뿐 아니라 오지철 CSTV 대표, 남선현 jTBC 대표, 유재홍 채널에이 대표, 윤승진 MBS 대표 등 '조중동매' 종편 대표들이 빠짐없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광고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정작 방송광고 '파이'를 키우는 문제보다는 제한된 광고시장에서 어떻게 자신의 몫을 지키고 상대방 몫을 가져올지에 더 쏠렸다. 현재 종편이나 케이블, 위성 등 유료 방송에만 허용되고 지상파 방송은 배제된 광고총량제(주어진 시간 안에서 방송사가 자유롭게 광고를 편성하는 방식)와 중간 광고 허용 문제였다.
이날 발제를 맡은 안대천 인하대 경영학부 교수는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방송을 개시하면 지상파나 기존 유료방송 몫을 가져갈 수밖에 없어 방송광고를 놓고 첨예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광고총량제, 중간광고 등 지상파-유료방송간 비대칭 규제를 완화해 광고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교수는 그동안 광고학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등 광고 편성 규제 완화 시 1000억~1800억 원 ▲간접광고(PPL) 외에 협찬, 이벤트도 '프로그램 내 광고'에 포함시킬 경우 5000억 원 ▲제약 광고를 확대할 경우 1000억~1500억 원 ▲민영 미디어렙 도입으로 1000억 원 정도 각각 방송광고시장 확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두 실현될 경우 현재 연간 5조 원 수준인 방송광고 물량이 9천 억 원가량 늘어난다. 문제는 이 가운데 제약 광고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신문 등 다른 매체 광고를 가져오거나 협찬 물량이 광고로 전환되는 것에 불과해 실질적인 '파이 키우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광고총량제-중간광고 놓고 지상파-케이블 '첨예'
당장 지상파 광고 규제 완화만 놓고도 지상파와 케이블 업계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갈렸다. 지상파 방송을 대표한 박상호 한국방송협회 연구위원은 "방송 광고를 확대하려면 가장 역량있는 지상파 광고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면서 "방송 편성 권한을 사업자에게 줘서 시간당 총량제부터 일간, 주간 총량제까지 방송사 자율에 맡기고 중간광고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주를 대표한 홍헌표 한국광고주협회 기획조사본부장 역시 "얼마 전 광고주들 대상으로 종편 도입 이후 어떻게 광고 예산을 마련할지 조사해봤더니 기존 신문 광고를 72% 줄이고 중소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69%, 지상파는 23%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종편이 도입되면 지상파-종편-유료 방송간 비대칭 규제가 있어선 안된다"며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에 케이블 업계를 대표한 방효선 CJ E&M 본부장은 "'슈퍼스타K'가 케이블에서 유일하게 19~20% 가구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지상파 프로그램을 포함한 전체 순위는 144위일 정도로 아직 초등학생 수준"이라면서 "우리도 공정한 경쟁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방 본부장은 "작년 지상파 광고 비중이 76%였고 유료 방송 광고 24%를 200개 PP가 나눴다"면서 "지상파 3사가 대기업 3군데 같이 중소기업 200개가 하는 것 갖고 파이 싸움 하니 안타깝다"고 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