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성추행 피해학생 '절규'에 누리꾼 폭발

등록 2011.09.02 17:31수정 2011.09.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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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해자들과 사귀는 관계였다든가 잠자리를 한다는 소문이 돈다고 들었다", "가해학생이 병원과 학교에다 제가 평소 생활이 문란했다는 등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알고 있다",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교수님들도 그쪽 주장을 믿고 있다", "가해학생들이 다시 돌아올 거니까 잘해주라" - 2일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 '고대 의대생 성추행 피해 당사자' 인터뷰 중에서

아마 100여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을 것이다. 눈물도 마르지 않았을 것이고 가슴은 이미 피멍에 피멍이 들어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짙은 검정색보다 더 짙은 검정색이 되었을 것이다.

성추행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다시 한번 매도 아니 죽임을 당한 것이다. 성범죄자들이 자기 죄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여성들의 옷차림을 핑계대듯이 이들도 피해 여학생을 문란자로 매도함으로써 자기들이 오히려 피해자인냥 오도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이 비극, 스승이라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피해 여학생을 믿어주고,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닌 교수들마저 가해자 말을 더 믿으려는 이 비극 앞에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

"암묵적인 살인자들"

<헤럴드경제> '고대 의대 교수들 "가해학생 곧 돌아올테니 잘해줘라"'란 기사에 <다음> 누리꾼 '아자아자'는 "답이라고는 전혀 없는 더러운 집단. 한통속이다. 이 암묵적인 살인자들놈"이라고 분노했다. '미들맨'은 "저런게 대학입니까? 저런게 교수니까? 저런 것들이 학생입니까? 같은 학우를 저런 식으로 대하는 게 인간입니까?"라며 절규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미니메시지' 코너에 한 누리꾼은 "가해학생들 자신을 위해서도 차후 의사가 된 후 환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또 다른 큰 범죄예방을 위하여 출교 조치가 마땅하다"며 가해학생들을 출교시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런 일을 저지른 놈들보다 그것을 정당화하는 부모들도 반드시 처벌해야 합니다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셨을진데 너무 악독한 가해자들과 그 부모들"이라고해 가해자 부모 책임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고대 여학생님 열심히 공부해서 상처받은 영혼까지 만져주는 아름다운 의사 꼭 되세요", "가슴이 아프네요. 응원할게요. 용기 잃지 마세요.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라며 위로와 응원글을 남겼다.


 고려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과 징계에 미적거리는 고대 당국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과 징계에 미적거리는 고대 당국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누리집

고려대학교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도 가해학생들과 징계에 미적거리고 있는 고려대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문00'는 "총장은 언제까지 고려대학교를 성범죄 대학으로 만들 것인가"라며 징계를 미루는 학교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송00'는 "성추행 가해학생이 고대 명예를 더 이상 더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00'는 "고려대 동문이라는 것이 수치럽고 부끄럽다"고 했다.

고려대는 지난 2006년 병설보건대를 통합하면서 보건대 학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고, 김지윤씨 등 학생 6명이 보건대 학생들의 투표권을 인정하라며 교수들을 17시간 동안 감금하기도 했다. 이후 고려대는 출교조치했다.

하지만 이번 성추행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고, 학교측은 100일 넘도록 징계를 결정하지도 않았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2006년 본관점거로 출교를 당했다가 지난해 법원 결정으로 다시 복학한 김지윤(27·사회학과 4학년)씨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분노했다.

"고려대는 학교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낸 우리가 성추행범들보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당시 저와 동료에 대한 징계는 빨랐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즉각 발표됐습니다." - 1일 <경향신문> 고대, 성추행 의대생 징계 '쉬쉬'

누가 더 고려대 명예를 실추시켰을까. 이미 이번 사건으로 고려대는 '민족고대'이라는 자랑스러운 옛 명성을 잃어버렸다. 고대 명예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해 여학생의 짓밟인 존엄한 인권이다. 이를 짓밟은 가해 학생들에게 내려야 할 징계는 '출교'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성추행 #누리꾼 #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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