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운영체제 리눅스, 웹 서버 프로그램 아파치,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 등은 대표적인 오프소스 성공 사례입니다. 국내에서는 오픈소스에 기여하기 보다는 이를 가져와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인 것처럼 속여서 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끄럽게도 이런 기업들은 소스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소송을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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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리눅스는 해커들의 노력 덕택에 세상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중앙제어장치(CPU)를 지원합니다. 새로운 CPU가 나오면 가장 먼저 리눅스가 동작하게 만드는 것이 업계 관행으로 자리잡았습니다. IBM은 이미 위기 타개책으로 십 년 이상 전략적으로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형 컴퓨터인 메인프레임, 초고속 계산용인 슈퍼컴퓨터 그리고 인터넷 서버는 리눅스가 지배적인 운영체제입니다. 스마트폰, 타블렛, 스마트TV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공유기, 네비게이션 등 임베디드 머신이라고 불리는 소형기기는 이미 리눅스로 천하 통일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늘 접하는 PC를 제외한 전세계 컴퓨터는 오픈소스 운영체계가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실력만 있으면 가져다가 마음대로 고쳐 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운영체제가 필요한 곳에서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리눅스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리눅스는 출시된 이후로 점유율 상승이 멈춘 적이 없습니다. 프로그램 호환성을 무기로 삼고 자사 제품 끼워 팔기로 독점을 유지해 온 마이크로소프트는 PC 다음 시대인 모바일 환경까지 지배하려고 하고 있지만 리눅스에 기반한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눅스의 승리로 인해 운영체제는 이제 공기와 같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전세계 해커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오픈소스 운영체제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상 그 누구도 운영체제를 독점하여 돈을 벌 수 없으며 새로운 운영체제가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나더라도 이런 생태계를 다시 만들지 못하는 한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운영체제 독점은 불가능해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토종 운영체제 제작과 같은 생각은 포기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양면 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치하드웨어 생산 세계 1위를 달성하고 동시에 소프트웨어도 토종 제품으로 세계를 석권하겠다는 것은 매우 한국적인 발상일지도 모릅니다. 전세계 기업들은 각자 독특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를 팔아서 수익을 얻습니다. 애플은 음악과 콘텐츠를 유통하는 마켓의 지배력과 뛰어난 운영체제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드웨어 완제품을 팔아서 수익을 얻습니다. 구글은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모든 것을 무료로 나누어주고 검색 광고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LCD와 모바일 CPU, 메모리 반도체 강국입니다. 거기에 더해 TV와 스마트폰 완제품으로 매출을 올리는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가장 많은 이익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전세계 모든 기업들에게 부품을 공급하고 스마트폰 완제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소프트웨어까지 지배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와 발전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지금과 같이 독점을 원하는 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이제 운영체제는 오픈소스가 대세가 되어 이것으로는 아무도 수익을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운영체제는 공기와 같아졌는데도 위기를 조장하며 독자 운영체제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욕심일 수 있습니다. 재벌이 모든 것을 소유하는 한국식 수직 계열화에 길들여진 국민도 이를 바라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고, 모든 업체와 적이 되는 길을 선택하게 되면 국가 전체가 위기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구글의 오픈 정책구글은 오픈소스의 이념인 개방 정신을 따르는 매우 독특한 기업입니다. 구글은 검색 경쟁력을 위해서 전세계 모든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기를 원합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인터넷 업체와 공생을 추구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검색 결과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애드센스란 광고 기법을 개발해 인터넷 사이트들도 구글 검색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구글은 또한 지도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위치 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용량 메일 뿐만 아니라 온라인 오피스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하며 이런 소프트웨어를 모아 크롬OS를 만들고 다시 이것들을 하드웨어에 담은 크롬북까지 출시했습니다. 구글은 크롬북 하드웨어에서 일체의 수익을 얻지 않으며 크롬OS 또한 오픈소스로 만들어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확산을 위해서도 같은 정책을 취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달빅이란 프로그램 운영 환경도 오픈소스화 했습니다. 각종 앱의 소스까지 무료로 제공합니다. 제조사를 위해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도 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에는 앱 마켓 운영권을 넘겨 주고 거기서 아무런 수익도 취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구글의 검색 창을 내장할 경우 이를 통해 얻은 검색 수익도 통신사에 나누어 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그리고 오라클이 집요하게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에게 특허 공격을 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확산을 막기 위한 전략입니다. 구글이 원하는 것은 스마트폰 검색에서 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넓어질수록 이익이 됩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안드로이드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구글이 하드웨어 제조에까지 나서게 된다면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일거에 파괴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한해 9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는 인터넷 광고 시장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광고 시장을 포기하고 적자 상태인 모토로라의 휴대폰 제조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힘듭니다.
구글이 다른 제조 업체들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음에도 이를 의심하는 것은 앞에서는 공정성을 내세우지만 뒤에서는 불공정을 일삼는 한국적 현실에 우리가 길들여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구글에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소위 반복 죄수의 딜레마가 좋은 기준이 됩니다.
반복 죄수의 딜레마두 용의자가 따로 갇혀 자백을 강요당합니다. 둘 다 서로를 배신하고 자백하면 5년을 살게 되지만 둘 다 자백을 거부하고 용의자끼리 협력하면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 명만 자백하면 그는 석방될 수 있지만 다른 용의자는 10년을 살아야 합니다. 용의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둘 다 협력을 하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배신이 가져올 위험을 피하려면 결국 배신을 택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신뢰 없는 상대와의 1회성 게임은 끝내 파국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반복해야 할 때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전에 상대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여부에 따른 평판 시스템이 작동함으로써 선택에 있어 참고할 근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의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실제 게임이론가들이 다양한 전략으로 실험한 결과 소위 팃포탯(Tit for Tat: 눈에는 눈) 전략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팃포탯은 3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먼저 협력하라, 2. 배신에는 즉각 보복하라, 3. 배신자를 용서하라. 이 전략은 복잡하지 않아 상대가 오판할 위험이 없고 보복후의 용서로 인해 상대의 협력을 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연구 결과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도 같은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헌신해 왔습니다. 오픈소스 정책에 위배된 일을 한 바도 없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업체들의 특허 공격으로 구글폰을 만들고 있는 것인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을 위해 폰을 생산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었으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인해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의 특허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었습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대한 헌신은 이렇게 국내 휴대폰 제조사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모토로라가 구글 프리미엄을 누리지 않을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것은 여태까지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이 받았던 특허 압박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수준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구글을 의심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안드로이드 개발 초기 구글은 휴대폰 제작업체들에게 안드로이드폰의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제조업체들에게 레퍼런스 폰을 제작 의뢰하였으나 국내 업체들은 구글이 제조에까지 나선다고 의심하여 하나같이 거부했습니다. 구글은 어쩔 수 없이 대만의 HTC란 제조사에게 의뢰했고 전략적으로 넥서스원이란 구글폰을 지원한 HTC는 지금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맹주로 자리잡았습니다. 국내기업들은 뒤늦게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폰을 제작하겠다고 나섰으나 삼성만 참여할 수 있었고 LG는 아직도 선택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