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 지친 특목고 고3 학생들
김민후
IMF 이후 대한민국은 고성장을 멈췄습니다. 과거에는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시절도 많았지만, IMF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현재의 3~4% 성장률은 사실상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성장을 멈춘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이 이상 성장할 가능성은 통일시대 이후 아니면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모든 성장동력이 멈췄습니다. status quo 만 유지하기도 힘듭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아직도 고도성장기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열심히만 노력하면 성공하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성공신화]. 그 신화는 IMF 와 함께 이미 어느정도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다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고도성장기에는 이것이 신화가 아닌 현실이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도 절대다수는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다 같이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성공여부가 개개인의 책임이라는 논리는 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성공의 길이 0.1%에게도 열려있지 않은 이 시점에서 모두에게 성공을 요구하는 지금의 사회는 결국에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세계 자살율 1위가 괜히 있는 통계가 아닙니다. 우리사회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당연한 수치입니다. 이런 사회에서도 성공을 강요한다면, 결국 파이 뺏기 싸움밖에 되지 않습니다. 약육강식의 살벌한 전쟁터이죠.
행복을 우선시 하는 보편적 복지사회이제는 성공이 아닌 행복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절대빈곤층에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없도록 해야하며, 교육과 주거의 기본권을 확실히 보장하고, 문화적 혜택을 모든 국민에게 넓히며, 사람과 집단 사이의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쟁 보다는 조화와 협력을 강조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복지국가입니다. 복지국가에서는 나 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경쟁 보다 '협력'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상위 50% 아이와 하위 50% 아이가 서로 편을 나눠 불신하고 반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잘 살든 못 살든 국가는 우리를 똑같이 대우해주고 우리 역시 서로 친구로서 협력하고 아껴주어야 할 존재임을 자각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보편적 복지는 누군가가 먼저 앞서 나가 주장하고 있는 선동구호가 아니라 불행한 21세기 대한민국이 절규하며 부르짖고 있는 시대정신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을 꿈 꿀 권리가 있고 성공하기 위해 일응 노력해야합니다. 다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사회의 책무입니다. 그러나, 혼자 성공했다고 행복한 사람은 드뭅니다. 그 성공을 서로 나눌 때 행복한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집 평수를 묻기 전에, 사는 지역이 어디인지, 학교는 어디 나왔는지 묻기 전에,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 사회, 행복을 권하는 사회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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