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은 "MB 정권은 그야말로 잡범 정권"이라며 "잡범들이 민생을 논하고 국가 안보를 논하니까 국민들이 우습게 본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신용철
"MB정권에서는 정부, 여당, 국정원, 검찰 등과 전방위적으로 싸우는 내가 제일 미울 것이다. 이런 나에게 흠집을 내고 싶었을 것이다. 나를 지지하는 많은 신도들 중에는 중산층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조선일보를 보는 분들이 많다. 조선일보 '<민족21>, 천안함 폭침 주도한 北정찰총국 지령받아' 제하의 기사를 보고 우리 신도들이 얼마나 놀랐겠나. 우리 스님이 북의 지령을 받는다며 무서워하지 않겠냐 말이다."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공안 사건 만들기'로 규정했다. 공안당국에서 언론에 슬쩍 흘리면, 보수언론은 그것을 받아 쓰며 사건을 키우고 그 언론보도를 다시 공안 당국이 받아 쓰는 것이라 해석했다.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장은 "<민족21>은 한국 사회의 여론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꼭 살아남아야 할 월간지"라고 강조한 뒤, "그런데 터무니없는 혐의로 이를 말살하려는 권력과 그것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받아쓰는 신문을 보면 새삼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정권이 재생산 가능성이 높고 '국정원 기관지'로 비판받은 신문은 종합편성 채널까지 거머쥐고 있기에 더 그렇다"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이런 공안 사건 만들기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남쪽 사회가 북쪽 같은 체제를 인정하는 것은 끝났다. 체제 경쟁에서 북쪽은 이미 졌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경제적으로 북쪽을 포용을 하면서 타고난 민족적 숙명으로 평화통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우호적인 <민족21>의 강성매체(?)적인 성향을 두고 불만이 많은 국민들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북쪽의 나쁜 것은 조중동에서 다 쓰지 않냐"면서 "사람이 잘 한다고 칭찬하면 더욱 잘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인민을 배고프게 하는 죽일 놈들이라고 하기보다 살살 달래서 남과 북이 화해하고 하나 될 수 있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 정책에 서민만 죽어"부도덕과 불의에 대해서는 가열한 죽비소리를 내리면서도 수행자가 가야 할 길은 어렵고 고통 받는 이웃을 향하는 것이라 말하는 명진 스님. 스님은 봉은사 주지로 있을 때, 매일 1000번씩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1000일 기도가 끝난 후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이 용산참사 현장이었다.
그리고 스님은 억울하게 운명을 달리한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려 일행들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기자가 스님을 찾았던 날은 마침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청문회가 있던 날이었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스님은 "한국 사회는 천민자본주의가 되어 부자는 계속 잘 살고 가난한 자는 계속 못 사는 계급이 형성되었다"며 "재벌들이 정신을 차려서 국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재벌이 돼야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면 모름지기 이런 사태를 보며 밤에 잠이 안 와야 정상"이라면서 "그런데 MB는 재벌들에게 돈이 가면 서민들에게 갈 것 같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을 위한 경제정책으로 서민들은 더 죽어간다"며 안타까워했다.
명진 스님은 '이웃과 함께 하는 100일 기도' 마지막 법회에서 신도들에게 단지불회를 중심으로 해서 매월 만원씩 후원하는 만 명을 모집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현재 자승 총무원장이 종회의장 시절, 불교 행정부를 감시해야 할 종회의장이 MB대선 캠프 상임의장을 하는 모습을 보며 명진 스님은 낙담했었다고 한다.
명진스님은 "한국불교의 그릇된 행태를 바꾸려면 출가자는 안 되고 재가자가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불교의 혁명적 개혁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선포하게 됐다"고 밝혔다.
왕재산 사건이란? |
이른바 '왕재산 사건'은 7월 4일 국정원이 9명을 압수수색하고 1명을 구속하면서 시작돼 현재까지 모두 5명이 구속되고 40여명이 참고인,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공안사건이다. 국정원은 이들이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북한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지하당 구축을 시도하며 정보보고를 한 혐의를 두고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국정원은 명진 스님이 발행인으로 있는 월간지 <민족21>의 정용일 편집국장, 안영민 편집주간 등에 대해서도 가택 압수수색과 수차례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공작원과 접촉하고 정보를 줬다는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왕재산은 항일무장투쟁과 관련해 북한이 성역화하고 있는 곳의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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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정론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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