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복숭아. 색깔이 탐스럽다.
이돈삼
그 길을 따라 간다. 복숭아의 달콤한 향에 코가 벌름거린다. 복숭아의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그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는 길거리 판매장에 차를 세운다. 사람들이 복숭아를 사고 있다.
맛 보라고 잘라 놓은 복숭아 한 조각을 입에 넣어본다. 단단하면서도 달콤한 과육에 혀가 호사를 한다. 그 맛이 지명(地名)처럼 월등하다.
시식을 한 사람들은 저마다 복숭아 한두 상자씩 사가지고 간다. 트렁크에 복숭아를 실은 차가 한 대 빠져나가면 금세 다른 차가 들어온다. 선별해 포장하는 여인네의 손길은 여전히 쉴 틈이 없다. 분위기를 보니 우연히 들른 사람들이 아니다. 일부러 찾아온 이들이다.
"단골들이에요. 며칠 전에 왔던 사람도 있고, 몇 년째 계속해서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한번 맛을 본 분들이 꾸준히 찾아 오시더라구요."
'고원농장' 판매장 주인 이강원(40)씨의 얘기다. 대처에서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7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를 이어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 50년 가까이 복숭아를 일궈온 집안이다.
그의 복숭아 재배면적은 2만 6400㎡. 어려서부터 일손을 거들어 온 복숭아 재배인데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