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이포대교 부근에 조성한 공원. 자연습지는 인공공원으로 바뀌고, 준설로 하천변은 직선화되었다.
녹색연합
12일 하루동안 베른하르트 교수가 많은 시간동안 살펴보았던 것이 이포대교 부근 하천변에 조성된 인공공원이었다. 자연습지가 파헤쳐지고 준설로 직선화된 모습에 베른하르트 교수는 "매우 충격적(very shocking)"이라는 느낌을 밝혔다. 얼마 전 4대강 사업본부의 차윤정씨가 "한국의 강은 수천년된 늙은 강이라서 준설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베른하르트 교수의 의견을 물었다.
"강에 쌓이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이다. 홍수로 인해 매년 새로운 모래가 쌓인다. 퇴적된 모래와 자갈은 강물과 함께 흘러간다. 강에 배를 띄우고 강물 속의 소리를 들어보면, 모래와 자갈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낙동강의 준설현장에서 분노한 베른하르트 교수강의 모래와 자갈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는 베른하르트 교수와 함께 3억입방미터가 넘는 모래를 퍼낸 낙동강을 찾았다. 낙동강 조사는 내성천, 병산습지 등 아직 훼손되지 않은 한국의 강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영강, 내성천, 낙동강의 합수부를 보고 난 뒤 베른하르트 교수의 평가는 "국립공원감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런 자연 그대로의 강의 모습과 비교되어서였을까.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영강과 낙동강 합류부분에서 베른하르트 교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게시된 홍보판의 공사 전후 비교사진을 보면서, "이런 자연상태의 강을 왜 준설하고, 왜 하상보호공을 설치하는 일을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격해진 감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덧붙인 말이 "이건 좋은 수업 소재(lecture material)이다." 아마도 4대강 사업이 해외 대학의 강의실에서 다루어지고, 그만큼 대통령의 바람대로 덕분에 한국이 국제적으로 더 유명해질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