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큰 뜻 품으라 하셨지만..."

[10만인클럽 특강] 한명숙 전 국무총리②

등록 2011.08.19 10:02수정 2011.08.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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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강사로 나서 '한명숙이 말하는 2012 진보집권플랜'을 주제로 야권통합에 대한 평소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강사로 나서 '한명숙이 말하는 2012 진보집권플랜'을 주제로 야권통합에 대한 평소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사실은 제가 대선에 나갈 만큼의 역량이 없다고 했어요. 여성이다, 고향이 이북이어서 지역도 없다, 조직적 뿌리도 없다, 무엇보다 돈이 하나도 없다 했지요. 그랬더니 대통령이 큰 소리로 그거 참 좋은 조건이다! 하시는 거예요. 여성이 대통령 나올 때 됐다, 돈과 조직정치 없애야 한다, 지역주의도 뿌리뽑아야 한다, 최고로 좋은 조건이다 하하하하."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18일 오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초청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2007년 '대선출마'를 권유받았던 사실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요하게 요구했지만 끝내 사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60분간의 특강 이후 이어진 일문일답 과정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가장 적합한 대선후보로 한 전 총리를 지목했다"며 "노 대통령에게 직접 그와 관련된 얘기를 들은 바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대중에게 털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총리로 임명돼서 일하던 후반부쯤 대통령께서는 자꾸 큰 뜻을 가지라고 했지만 몇 번에 걸쳐 안 하겠다고 했지만  고집이 참 세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솔직히 나갈 자신이 없었다"며 "여성이라는 점, 고향이 이북이라는 점, 조직력이 없고 무엇보다 돈이 없는 점을 언급했는데 대통령은 그게 모두 좋은 조건이라며 적극 추천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강사로 나서 '한명숙이 말하는 2012 진보집권플랜'을 주제로 야권통합에 대한 평소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강사로 나서 '한명숙이 말하는 2012 진보집권플랜'을 주제로 야권통합에 대한 평소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남소연

이와 관련해 오 대표가 최근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도 노 전 대통령이 큰 뜻을 권한 바 있느냐고 물었고, 한 전 총리는 "워낙 문 이사장은 민정수석까지만 하겠다, 다른 것 시키지 말라, 정치는 정말 안 하겠다 등등 고사를 강력하게 해서 아마 대통령도 권유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문 이사장과 관련해서는 "아마도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까지만 해도 절대 정치 안하겠다는 각오였지만 서거 이후에는 정말 운명처럼 자기 자신이 바뀌는 걸 느끼는 것 같다"며 "당신의 운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엄청난 고민을 했고 지금은 상당히 태도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이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나 믿고 있다"며 "그의 책 <문재인의 운명>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 것보다 그가 훨씬 강하다는 걸 느꼈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저렇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선 것에 어느 누구보다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묻자 한 전 총리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민주진보진영의 사람들과 협의하고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권도전 의사가 있음을 피력했다고 볼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총선에도 직접 출마할 뜻이 있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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