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신촌의 한 카페에 모여 집담회를 진행했다.
류소연
- 각자 어떤 일을 하셨고, 어떤 사고를 당하셨는지 이야기해주면 좋겠다.김민수(이하 김) "현재 A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다. 카페에서 오븐에 데어 1도 화상을 입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뜨거운 집기에 델 일이 많다. 특히 내가 일하는 카페는 '카페계의 김밥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종류의 메뉴가 있다. 때문에 바 공간이 똑같아도 집기가 많아서 공간이 좁다. 공간은 협소한데 물건이 많다보니 자주 데인다. 뜨거운 물에도 데고 와플 기계에 찍힌 적도 있고 여러 번 다쳤다."
강명중(이하 강) :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B 음식점에서 일하다가 2도 화상을 입었다. 내가 일하던 매장의 주방은 사람이 지나가기에 길이 좀 좁다. 때문에 지나갈 때마다 '지나가겠습니다' 하고 말을 하고 지나가는 게 규칙이다. 하지만 점심 시간에는 워낙 손님이 밀려들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때 말을 못 하고 지나가는데 앞에 있던 사람이 뜨거운 밥솥을 들고 있다가 갑자기 돌면서 내가 거기에 데었다."
신용선(이하 신) : "C 대형 의류 매장에서 한 달간 일했다. 나 같은 경우는 특별히 사고가 나거나 한 것은 아니다. 새로 개장하는 매장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매장 안에 에어컨 등의 시설이 갖춰지기 전이었다. 매장 안이 너무 더워서 참기 힘든 상황이었다. 섭씨 28도가 넘는 실외가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 땀띠가 났다.
게다가 계속 공사 중인 매장이다보니까 미세먼지가 많아서 기관지가 나빠졌다. 원래 기관지가 튼튼한 편인데 이렇게 가래가 끓고 목이 아파본 적이 없다.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목이 더 아프다. 심한 경우 성대 결절에 걸린 사람도 봤다. 또 하루에 아홉 시간 이상 계속 서 있다보니 다리가 심하게 부어 치료를 받기도 했다."
"카페에서 화상 연고는 상비약...팔뚝은 온통 크고 작은 흉터들"- 상해를 입고 난 후 조치는 어떻게 취했나. 업주의 반응은 어땠나.강 :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원래 아침 10시까지 출근을 했는데 사고 후 일주일 정도는 출근 시간을 늦춰 주셔서 일하기 전에 병원에 다녀올 수 있었다. 비용은 사장님이 다 주셨다. 내가 일하던 매장은 워낙에 뜨거운 냄비나 밥솥이 많기 때문에 직원들이 심심찮게 다치곤 한다. 그래서 오래 일하신 분들이 알려주는 대로 해서 치료하고 산재 처리도 다 했다."
김 : "나 같은 1도 화상의 경우 그 자리에서 조치를 취한다. 카페 내에서 화상 연고, 두통약, 진통제 같은 것들은 거의 상비약 수준이다. 2도 화상은 물집이 잡히고 진물이 나고 하는 정도라 병원에 꼭 가야 하지만 1도 화상은 그 정도는 아니라서 가게에서 약 바르는 정도로 해결했다."
신 : "매장에서 특별히 조치를 취해준 것은 전혀 없다.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은 물론이고 점장님까지 땀띠가 나는 등 고생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평할 수도 없었다. 오래 서 있는 것 때문에 다리가 심하게 부어 정맥 마사지를 받은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