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 7일 전북 남원과 순창 등지를 돌았던 터라 이번 주는 방콕하려고 했지요. 시간되면 인근 삼림욕장이나 한 번 들를 생각이었지요. 이를 눈치 챘는지 아내가 의향을 묻더군요.
지난 14일, 장흥 누드 삼림욕장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경남 남해를 추천하더군요. 가족회의 끝에 남해로 결정되었습니다. 온 가족이 집안 청소를 먼저 끝낸 후, 부랴부랴 여행정보와 텐트 등을 챙겼습니다. 야영할 생각이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면 언제나 드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떠날 때면 언제나 콧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이것 참 묘합니다.
14일 오후, 남해는 관광객이 미어터지더군요. 될 수 있는 한 복잡한 피서철은 피하는데 어쩔 수 없었지요. 몇 군데를 거친 아이들이 해수욕을 원하더군요. 바다에 몸을 던졌지요. 그러는 사이 중 1학년 딸의 요구사항이 있었습니다.
"아빠, 오늘 밤 박지성의 맨유 경기를 보고 싶어요. 펜션이나 모텔에서 자요."
은근 걱정이더라고요. 여행에서 잠자리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지난해 아내와 부부 여행에서 다 좋았는데 방이 없어 바퀴벌레 등이 나오는 여인숙형 여관에서 잠을 자는 바람에 두고두고 원망(?)을 들어야 했거든요.
보통 펜션은 10~20만 원 선. 그런데 30~40여만 원으로 올랐더군요. 한 펜션 주인에게 요금이 비싼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도 없어 난리다. 더 이상 할 말 없다"더군요. 그나마 이것마저 예약 완료 상태였습니다. 모텔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해수욕장 근처에서 겨우 모텔 방이 하나 있더군요. 비용을 물었습니다.
"4인 가족? 15만 원 주세요."
헉. 보통 때 5만 원, 성수기 7만 원이면 족합니다. 그런데 15만 원이라니. 지난 6일, 전북 순창에서 성수기라도 6만 원이었거든요. 아내는 너무 비싸다며 야영도 괜찮으니 더 구해보자더군요. 그러는 사이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습니다.
마침, 뉴스에 "바가지 상혼으로 봉이 된 피서객" 관련 소식이 나오더군요. 계곡과 해수욕장 자리세 5만 원, 텐트 빌리는데 5만 원 등 되풀이 되는 피서철 바가지 상혼과 단속 손 놓는 당국 실태가 리얼하대요.
식사 후 숙소를 잡기 위해 떠돌았습니다. 펜션, 모텔, 민박 등 가리지 않았습니다. 가족이라 거절. 차츰 열도 받고, 걱정도 되더라고요. 그렇게 들어갔던 대교까지 다시 당도했습니다. 다리 밑에서 야영키로 하고 마지막으로 민박집에 들렀습니다. 방이 있더군요.
"10만 원입니다. 15만 원에 예약한 사람이 안 와서 10만 원 받는 거예요. 우리는 현찰만 받는데…."
비성수기 3만 원. 성수기 5만 원이던 가격이 15만 원까지 뛰었습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바가지 상술도 피서철 한철입니다. 바가지가 어디 여기뿐이겠습니까. 문제는 누구나 아는 휴가철 바가지가 고질적이란 거지요. 그런데도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겁니다.
그날 다시 한 번 반성했습니다.
'피서철은 피하자! 숙박 예약은 필수'
하지만 쉽지 않지요. 아이들이 언제 어느 때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치고, 민박에 들었는데 돌발 상황이 생겼습니다. 아, 글쎄~! 맨유 경기에 박지성 선수가 결장했지 뭡니까. 그럴 줄 알았으면 계곡이나 공원, 다리 등에서 텐트 치고 야영했을 텐데…. ㅠㅠ~.
2011.08.17 11:56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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