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처음 들어온 검정교과서입니다. 3, 4학년에는 영어, 5, 6학년은 체육, 음악, 미술, 실과입니다. 중학교는 국어와 국사까지도 검정제가 확대되었습니다. 교과부가 졸속교육과정을 고시해도 교과서를 만드는 책임은 대부분 출판사에 떠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신은희
할 수 없이 만든다는 개발진, 뒷감당은 학부모와 출판사가?교과서는 더 문제다. 특히 앞으로 교과서를 개발해야 하는 팀이나 출판사들은 무엇을 보고 교과서를 만들 것인가?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교육과정을 고시하자마자 교과서 공모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학년군, 교과군에 맞춰 교과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정해진 것도 없다고 한다. 이걸 정하는 것 자체가 교육과정 만드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만들어도 시간이 부족한데 교과부 계획대로라면 남은 시간은 더 줄어드는 셈이다. 과연 이렇게 나온 교과서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지금 교과서가 어려워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불만도 많다. 오직 교과부만 문제가 없다고 장담한다. 왜 그럴까?
현장에서는 검인정교과서 확대로 교과부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가 교육과정을 아무리 졸속으로 만들어도 교사나 학부모는 대부분 당장 눈에 보이는 교과서를 비판하기 때문에 출판사로 책임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중소형 출판사보다는 대형출판사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졸속교육과정에 이어 엉터리 교과서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은 그 공백을 어디에서 채워야 할까? 결국 그 빈틈은 사교육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재정부의 한 달 토론 제안(
경제계에서도 2009개정교육과정 졸속이라고 비판)에 교과부가 교과서 타령을 하면서 고시를 연기하면 안 된다고 하자 현장교사들은 "고양이 쥐 생각하냐"고 비판했다. 교과서를 걱정했다면 애초 이런 속도전을 하지 말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