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시 월스트리트 뉴욕증권거래소 앞. 이날 비가 왔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뉴욕증권거래소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했다. 전날(8일) 6%를 넘나드는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폭락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이날 롤러코스터를 타는 혼전을 보이다가 3~5% 급반등했다.
최경준
"나는 (주식형 연금 외에) 약간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100달러를 주고 산 주식이 어느 날 25달러가 되고, 또 어느 날 제로가 되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경악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매우 화가 나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갑자기 목소리를 낮춰서) 오바마의 지지율이 매우 낮아졌다. 사람들이 오바마의 리더십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오바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지 사흘 만인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일부 평가기관들이 뭐라고 하던 우리는 언제나 AAA 국가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포에 휩싸인 미 증시는 오바마의 호소를 비웃기라도 하듯 115년 월스트리트 역사에서 여섯 번째로 큰 하락폭을 연출하며 글로벌 증시의 패닉을 이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두렵고 무서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차라리 안전하게 돈을 베개 밑에 넣어두려고 한다. 사람들이 주식을 사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은 더 안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1929년에 (대공황 때) 주식이 엄청나게 폭락했다. 은행이 문을 닫아야 했다. 매우 안 좋은 시간이었고, 엄청난 혼란이었다. 사람들은 그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제 위기가 오면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월스트리트저널 "오바마가 입을 열 때마다 시가총액 하락"깅골드씨는 자신을 '매우 평범한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신을 싫어한다. 지난달 뉴욕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6번째 주가 됐지만, 그는 언론에서 동성 간 결혼 뉴스가 나올 때마다 혀를 내두른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서 당당해 하는 젊은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신문을 읽다가 기사에 비속어가 보이면 곧바로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다"고 했다. 그에게 현재 미국이 처한 경제 위기의 원인이 뭔지 물어봤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미국은 중국산 상품을 많이 사는데, 중국은 미국산 상품을 사지 않는다.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물건이 중국산이다. 또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서 전쟁을 치르느라 너무 많은 돈을 소비하고 있다. 소말리아 기아를 도와준다면서 역시 많은 돈을 보내고 있다. 세계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오래 전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는 당연히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충분히 돈이 없다. 이제 우리는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불법체류자들이고, 그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반면 나 같은 중산층은 엄청나게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그는 특히 "경제 문제가 심각하게 안 좋아지면서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미국 정부와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면서 "당신은 기자니까, 미국 경제를 잘 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나는 아마 울고 있겠지"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