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으로 코스피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증권거래소 영업점 앞에서 한 시민이 코스피 시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7% 이상 빠지며 한때 70만원선을 지키지 못하고 2년만에 무너지기도 했다.
유성호
"올 1월 남편 몰래 3천만 원 투자했는데... "오전 11시쯤 코스피 1700선마저 한때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여의도 증권가 객장에도 조금씩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오전 11시 30분쯤 대신증권 본사 객장에는 투자자 30여 명이 몰려 증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코스피 1700선까지 흔들리면서 말 붙이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 투자자는 "언론사에서 많이 다녀갔는데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왜 자꾸 물어보느냐"고 기자에게 화를 냈다.
이곳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 투자자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안정적이라고 해서 안 팔았더니 미치겠다"면서 "올해 1월쯤 남편 몰래 3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오늘 아침에라도 팔았으면 50만 원은 버는 건데 이제 억울해서 못 판다"고 하소연했다.
8월 초 2100선에서 무려 400포인트 넘게 폭락한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경와우TV에 출연한 애널리스트가 이날 오전 방송 도중 울먹여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팍스넷 '주식꽈춤을'은 "주식하면서 애널리스트가 우는 거 첨 봤다, 아마도 개미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있었으리라"면서 "그 애널은 '깡통'의 비애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으리라, 나까지 울컥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 'annallure'은 코스피 1700선 붕괴에 "나는 주식을 하지 않는데도 매우 충격적이다"라면서 "어쩌면 2008년 미국 모기지 사태보다 더 심각할지도 모른다던 누군가의 우려가 떠오른다, 검은 금요일, 검은 월요일에 이어 며칠간 증권가 무지 어두울 듯"이라고 불안해했다.
트위터 'jsekim'는 "내가 웬만하면 모른 척 일하려고 했는데 아... 스마트 폰 너무 스마트해서 자꾸 1700선 붕괴, 종목 모조리 하락, 서킷브레이크 발동... 아주 속보라고 난리도 아니다"라면서 "그냥 지금 주식 장 마감 해주면 안 되겠니"라는 애타는 심정을 나타냈다.
팍스넷 '낙시안'은 상황을 달관한 듯 "주식판도 보지 말고 신경 끊어라"라면서 "여기서 팔면 그냥 손실 확정하는 것이다, 그냥 이 악물고 참아내는 수밖에, 그럼 본전 찾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 당부하기도 했다.
팍스넷 '지수1250'은 "주식투자 15년 동안 험한 꼴을 네 번째 보는구려, IMF가 그랬고, 미국의 9.11테러에, 리만 브라더스 사건, 그리고 이번 미 신용등급 하락, 그러고 보니 네 번 중에 세 번이 미국 때문에 당하는 험한 꼴이군요"라고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팍스넷 '감나무잎사귀'는 "그러고 보니 미네르바하고 루비니, 세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던 양국의 대표주자들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런 건가?"라면서 "사실 유동성으로 버텨 온 거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구먼! 터질게 터졌다"라고 한탄했다.
트위터 'hesedlee'는 "증발된 돈,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다 들어갈 텐데, 그리고 누군가는 망가지겠지요"라며 "숨어서 주물럭거리는 손, 싫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은 언제나"라고 증시 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이날 오전 팍스넷 '시골리장'의 글이 인상적이다.
"원래 이 바닥이 그랬습니다, 개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르고, 개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떨어지고. 개인의 능력에 따라 더 많은 거품을 먹고 개인의 능력에 따라 더 큰 손실을 입죠. 적응하기 힘들겠지만 주식시장이 원래 이렇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벤트(?)가 생기고, 또 어느 날 갑자기, 경기가 꺾여버리는... 이번 폭락장이 단기 이벤트였음 하는 바람일 뿐입니다. 개미는 절대로 이 주식시장을 이끌 수도 이끌어 가지도 못합니다. 명심하세요." [4신 : 9일 오전 11시 30분]코스피 최악의 폭락중... 한때 1700선마저 붕괴금융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한때 1700선마저 붕괴되면서, 시장은 '아비규환' 상태다.
9일 오전 11시 16분께 코스피지수는 1691.78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무려 177 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같은 하락 폭은 전날 최대 하락폭인 143.75를 훨씬 넘어선 수치다.
오전에 발표된 중국쪽 소비자물가지수가 공개되자마자, 주가 하락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5%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승률은 3년만에 최고수준이다. 중국의 긴축정책 우려가 다시 아시아 금융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오전 11시2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일단 1710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날보다 주가 하락폭은 160포인트나 됐다.
외국인이 56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전날 주식을 팔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3000여억 원, 기관도 2500억 원이 넘게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3신 : 9일 오전 11시] "7월 주식 정리한 게 10년 투자 인생 제일 잘한 짓" 전날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9일 오전 국내 증시가 연이틀 폭락하자 주식정보 사이트인 팍스넷 토론방에도 비상이 걸렸다.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증시 폭락을 걱정하는 누리꾼들의 걱정이 묻어났다.
팍스넷 '강남1번'은 9일 오전 10시쯤 "9.11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대공황의 시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팍스넷 '人00間'은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중병, 미국이 중병에 앓으면 한국은 사망, 코스피 기침하면 코스닥은 중병, 코스닥이 중병에 걸리면 서킷브레이커"라는 말로 미국 증시 영향이 큰 한국 증시 상황에 안타까움을 나타났다.
트위터 'blu_pn' 역시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했답니다, 아무리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 증시의 아바타라지만 심각합니다"라며 "미국이 망할지도 모른다는데 미국 돈 가치는 올라갑니다, 설사와 변비가 동시에 온 격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 같습니다. 결국 서민만 죽어납니다"라고 우려했다.
대책 없이 떨어지는 증시를 냉소하거나 자칫 자포자기한 개인 투자자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묻어났다.
팍스넷 '주유소알바'는 "주식시장을 보니까 참 감사하네요, 에어컨도 없이 더위에서 고생한다고 주식판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어서 감사하네요, 더위가 싹 사라지네요"라고 주가 폭락의 충격을 표현했다.
팍스넷 '쟈스민향기'는 "한강 통제소에 전화했습니다. 안전요원과 구명보트 추가 배치하라고"라는 말로 실의에 빠진 주식 투자자 심정을 헤아렸다.
현 정부 증시 대책에 대한 비판도 터져 나왔다. 트위터 'doax'는 "한 시간 만에 코스피가 40포인트 이상 빠졌군요. 오늘은 연기금을 얼마나 더 꼴아 박을지. 손절매가 손절매를 부르는 패닉 상태이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사태의 본질을 모르는 듯 하군요. 조만간 '미국탓'이라는 '남탓정부'"라고 비꼬았다.
트위터 'lsh0032'는 "747공약은 코스피를 747까지 떨어지게 한다는 공약이었나?"라며 이명박 정부 공약을 꼬집었다.
반면 일찌감치 주식을 팔고 나온 개인투자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7월 말에 국내외 주식 전격적으로 다 정리, 직원들이 너무 아깝댔는데 돈 없다고 정리했는데 그게 10년 투자 인생 중 제일 잘한 짓이 되었어요"(트위터 'jkJEAN1223')
[2신 보강 : 9일 오전 10시 15분] 코스피 이틀 연속 사이드카... 코스닥 선물도 서킷브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