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바다에 어얼싸 정권교체바람 분다 얼싸 좋네"

[연재소설 대권무림 28] 에피소드 2. 대권의 길에 펼쳐진 정도(正道)와 사도(邪道)

등록 2011.08.03 16:05수정 2011.08.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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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레이스에 아스팔트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천룡팔부>에서 거란의 후예로 방주인 교봉의 성격은 무척 급하고, 거칠지만 화통하다. 또 다른 두 주인공인 단예는 침착하지만 냉정하며, 허죽은 우유부단하지만 매우 착하다. 불법을 수호하는 영적 중생들인 여덟 귀신, 용신,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호라를 일컫는데, 부처의 설법에는 항상 곁에서 같이 불법을 듣는 천신들이다.

우리 무림대국에서도 교봉이나 단예, 그리고 허죽은 도처에 널널하다. 그들이 수호 중생 귀신들을 거느리고 강호를 호령하는 모습은 도법을 통달한 우리의 맹주들이 한반도 중원천하를 단정하게 정화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거제멸치랑 영삼골통검자를 교봉이라 칭하면, 통일천하 대중파란만장공에게 김용검자의 의로운 칼끝은 단예를 허락했다. 그렇다면 허죽은 원조비비기 태우물렁파랑이랄까?

조금 벗어나 무림천하의 패권을 맹주들의 혈전에만 국한하지 않고 넓게 인식하여 이른바 '패권등극령자(킹메이커)'까지 소급한다면, 우리 대한민주무림대국에는 수많은 무술, 도술, 사술 연구가들이 횡행했다.

그들 중에는 태왕을 둘이나 만들고 대국의 좌장을 자처하다가 영삼골통검자와의 '독대핏대권'에서 참패한 후 몰락의 길을 걸은 조선논설 윤환킹왕짱(김윤환)이 있다. 그의 예상하지 못한 몰락과 그 몰락으로 인한 홧병 사별은 정치 무림의 비정한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일찍이 그는 교봉과 단예, 그리고 허죽의 신통력과 제호법신을 완전승계한 도인임을 자처하며 정치 무림계를 평정했었다.

"나는 말예요. 조물조물, 물렁물렁, 깔짝깔짝하면 태왕을 만들던 사람이예요. 무공? 그까이꺼. 물론 맹주공방의 우두머리인 태왕위를 차지하려면 기초무공은 필수 선택이지만 그 보다도 장자방을 잘 만나야 돼요.

아, 거 한명회 몰라요. 내가 바로 현대 무림대국의 살아 있는 권력, 나라를 쥐고 흔들다가 사방치기로 제자리 뱅뱅하던 그 사람, 윤환킹왕짱이예요. 내가 이런 말을 했었어요. 별 거 아닌 도력을 가지고 태왕의 주위에서 알랑하고 방귀뀌며 오래오래, 길고 가늘게 가려는 도방들이 많아서 한 말이예요.


예전, 신라태국의 명상 유신통일지공(김유신)이 하사받은 이후, 칠순이 넘어서까지 나라를 위해 멸사보국한 무도인들에게는 나라에서 궤장(안락의자와 지팡이)을 하사했어요. 물론 당상관 이상으로 한정됐고, 늙어 더 이상 나랏일에 관여할 수 없는 이가 대부분이었지만 때로는 태왕들의 권유로 더 오래 관직에 머물기도 했어요.

황희정승지표공은 아흔까지도 관직을 제수했고, 윤덕장상공은 궤장을 받고 무인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하려 했으나 유명을 달리하셨지요. 나는 이제 말합니다. 정치 무림의 본질을 이어받아 대국의 기틀을 공고히 세우기 위해서는 칠순이 넘으면 물러나 후진양성에 힘써야 합니다. 정치 무림도방 '70세 정년론' 이거 아름다운 이별이예요."


그러나 그 말 잘하던 무림계의 노신사 윤환킹왕짱도 무도인의 본연의 자세인 '천하도방(天下都房) 자연선림(自然禪林)'의 기본자세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홧병으로 사별했다.

비슷한 도력의 고만고만한 도방들인 광주딱콩 호용의심자(정호용), 여교수청 철언광색도랑(박철언), 목포좌판 노갑도강자(권노갑), 신안추상 화갑절충공(한화갑)등의 도방들과 그 뒤를 잇는 만사형통 상득포항통령(이상득) 같은 회색계 도방들이 있던 반면, 가만히 앉아 천하를 계산하며 도력에 열중한 결과 정동 이화여고 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콘서트에 400명 이상이 북적거린, <운명>의 저자 재인문향 같은 이도 있어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다.

요컨대, 대권의 무림계를 평정한 태왕 밑에서 '어울렁더울렁 하다 한 밑천 잘 챙겨 정치무림계와 아듀, 빠이빠이 할 것이냐?' 아니면 '궤장을 하사받을 만큼 아름다운 대국의 청사진이 될 것이냐'는 어디까지나 정치 무림인의 자질과 속성에 달렸다.

자신은 아직 '무림의 본질도 꿰뚫지 못하는 내가 정치 무림은 아직…' 하며 낮은 자세를 고수하지만 세상은 자세가 바른 자에게 매질은 계속하지는 않는다. 언(言)이 행(行)보다 빠른 자에게는 이른바 "빠"들이 존재하여 가늘고 길게 가지만 말없이 도력을 채우고 증거하는 자에게는 천하의 강호가 고요히 따라 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영남 바다에 어 얼싸 교체바람 분다. 얼싸 좋네. 하 좋네. 띵호와. 에헤라디여. 사천에서 재철딩동댕공(김재철)이 나오면 방호수협노공(이방호)과 칼부림, 마른호령 기갑마고자랑(강기갑) 저절로 3선 당선 앗싸, 띵호와, 창원, 진주, 부산 , 경남 교체 바람 니나노, 띵호와, 재인문향, 진중협사 정길백두화랑 고맙고, 또 고맙지요. 어쨌든 영남 띵호와."

선천지기인 원기(元氣)는 정(精)과 결합하여 생(生)을 이루지만, 그 이뤄진 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곡기(穀氣)와 같은 후천의 기(氣)들을 쉬지 않고 공급해야 원정(元情)의 생기(生氣)를 몸 안에 계속 저장하여 도력의 기틀을 이룬다. 정과 기가 잡곡(雜穀)처럼 혼재하여 체내의 모든 육화(肉化)된 원류를 뽑아내면 무림의 세계는 스스로 열려 내재된 원정에 우주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근혜여랑위, 재인문향, 그리고 3차 희망인력거의 승차를 거부할 정도의 고집과 새로운 안보에 대한 '완고원칙권'으로 무장된 학규공자 등, '고요한 바람권'의 소유자들의 행보에 여름 내내 퍼부으며 무림대국의 안녕을 위협하던 장대비가 잠시 거동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문재인 #박근혜 #손학규 #김영삼 #노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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