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독재자 하페즈 알 아사드와 바샤르 알 아사드는 대를 이어 하마를 피로 물들였다.
<알 자지라>
철권통치를 한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 아버지에게 권력을 물려받은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 이들은 대를 이어 4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는 대통령들이다(
관련 기사 : 안과의사 꿈꿨던 대통령, 국민을 쏘다).
얄궂게도, 시리아 중서부 도시 하마(지도 참조) 사람들은 이 세습 독재자들에게 대를 이어 핏빛 진압을 당하고 있다. 1982년, 하페즈 알 아사드는 무슬림형제단의 근거지이던 하마를 유혈 진압했다. 이때 학살된 사람이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29년 후, 이번에는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가 하마를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7월 29일(현지 시각), 무슬림으로서 금요 예배를 마친 하마 시민이 50만 명 넘게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강경 진압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은 그 후 계속되고 있다. <알 자지라>는 2일(현지 시각), 인권 단체들을 인용해 "일요일(7월 31일)에 시리아 전역에서 적어도 142명이 살해됐는데 이 중 100명 이상은 하마 시민"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 대표인 라미 압델 라흐만은 하마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7월 31일이 올해 민주화 요구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가장 치명적인 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은 하마 시내의 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부상자가 엄청나게 많아 병원이 대처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는 라마단 첫날인 8월 1일에도 탱크를 동원해 하마를 짓밟았다. 시리아군은 하마에 포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하마 시민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마 주민은 "군인들이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무차별 포격과 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알 자지라>는 "시리아 보안군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시민이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에 모이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