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어서자 막걸리 막걸리 외치며 막걸리를 팔던 와족의 가옥과 민속춤 공연장-2011.7.17 윈난 소수민족 민속촌에서
김현자
"막걸리, 막걸리 있어요! 한잔에 시 번(10위엔) 시 번! 막걸리, 막걸리 마셔 봐요!"막걸리? 낯익은 막걸리 타령에 우르르 몰려가 보니 와족의 처녀 총각들이 우리의 막걸리를 10위안씩(출국 당시 환전 금액 1800원)에 팔고 있어서 맛이나 보자 싶어 5명꼴에 석 잔 꼴로 시켜 마셨다. 우리만이 아니라 중국인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머리가 노란 외국인들도 막걸리를 시켜 먹느라 막걸리 집은 한동안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들의 막걸리는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전혀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순하고 달달했다. 막걸리 고유의 맛을 이들이 망쳐 놓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이국에서 막걸리를 팔고 있다는 감동과 돈벌이에 약삭빠른 중국인들, 제 맛을 잃은 막걸리 맛, 정말 막걸리가 맞나? 막걸리와 비슷한 자신들의 술을 약삭빠르게 막걸리로 둔갑시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아닌가? 뒷맛이 허전하고 좀 씁쓸했다.
이 외에도 우리에게 티베트로 많이 알려져 있는 태족, 피부가 검을수록 미남 미녀인 이족, 숫자가 적어 '~족'을 붙이지 못하고 '~인'을 붙이는 모서인들 이야기, 장족 등 여러 소수민족들의 가옥에 들른 후 소수민족 박물관으로 이동해 부관장으로부터 윈난성 소수민족에 대한 강연도 듣고 소수민족 박물관 관람도 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소수민족은 모두 55개. 윈난(운남)에는 25개의 소수민족이 있는데 이 중 19개 소수민족은 윈난에만 있다. 이를 입증하듯 윈난의 대표 지역인 대리(따리)나 리장(여강)에 가면 독특한 복장을 입은 소수민족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윈난을 제대로 여행하려면 윈난의 소수민족들을 우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윈난 소수민족 민속촌'은 윈난성 25개 소수민족 중 14개 소수민족의 주거 문화와 전통, 생활양식, 전통 복식 등을 볼 수 있도록 가옥을 재현해 놨으며 관람과 함께 독특한 풍습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와 함께 그들의 사랑과 결혼, 이별 등을 주제로 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어 윈난성의 소수민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소수민족 민속촌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소수민족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파문자와 윈난성 소수민족들의 화려하고 독특한 복식의 원형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과 소수민족들의 옛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소수민족을 이해하려면 박물관도 꼭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과거에 완전히 독립해 있던 민족들...그만큼 알아가는 재미 가득
어떤 곳을 여행할 때 그곳을 알고 갈 때와 모르고 갈 때, 그 보고 느낄 수 있는 차이를 새삼 무엇으로 설명하랴.
"소수민족 지역들은 중국 영토에 있지만, 50~100년 전까지만 해도 민족과 문화, 종교 등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다른 독립적인 지역들이었다. 여러 정치적인 이유들로 중국 영토에 들어왔지만, 아직도 중국 전 인구의 92%를 차지하는 한족들과는 다른 문화나 풍습 등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만큼 알아가는 재미도 많고 알릴 것도 많다. 또한 문화 종교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데다가 그들의 독자적인 민족 특성들을 없애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소외받고 있기에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여러 조건으로 볼 때 공정여행의 최적지라고 생각한다."-최정규(국제민주연대 공정여행 프로그램 개발자)점심을 먹은 후 두 번째 여행지인 대리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여행 떠나기 며칠 전 국제민주연대의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여행을 직접 이끌고 있는 최정규 작가(여행도서 다수 씀)를 인터뷰하며 들은 이 말이 떠올랐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게 어떤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하고 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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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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