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부대 부지, 토양오염 심각... 재건축 중단

오염과 기름냄새로 아파트 공사 중단... 8월 초 토양조사 결과 나와

등록 2011.07.29 10:45수정 2011.07.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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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흑룡ㆍ미추홀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달 중순 공사가 중단됐고, 인근 지역주민들은 혹여 유해물질이 오염된 것 아니냐고 불안에 떨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흑룡ㆍ미추홀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달 중순 공사가 중단됐고, 인근 지역주민들은 혹여 유해물질이 오염된 것 아니냐고 불안에 떨고 있다. 한만송

옛 미군 수송부대 부지였던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211번지 일원의 군인 아파트 재건축 현장(위 사진)에서 유류로 추정되는 토양오염이 발견돼 한 달 동안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취재 결과, 군인 아파트인 흑룡·미추홀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7월 중순 유류로 추정되는 토양오염이 발견돼 재건축 공사가 중단됐다.

해당 부지는 1970년 중후반까지 주한미군 소속 수송부대가 사용한 군사지역이라, 인근 지역주민은 고엽제 등 유해한 물질로 토양이 오염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재건축 현장은 미군 철수 후 한국군 부대가 사용해왔다. 이후 군인 아파트가 신축됐고, 지난해 국방부는 민간자본유치(BTL)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시행했다. 2013년까지 총 458세대를 신축할 계획이다.

미군부대 부지에서 토양오염 발견돼 아파트 공사 중단

국방부와 부평구, 인근 지역주민을 통해 확인한 결과, 재건축 사업(육군부평관사민간투자시설사업) 시행을 맡은 D건설은 지난달 중순 터파기 공사 중 다량의 토양이 유류 등으로 추정되는 유해물질에 오염된 것을 확인하고 7월 4일 부평구에 신고했다.

이에 구는 곧바로 현장을 방문해 휘발성 유류 냄새가 가장 심한 지역 2곳의 시료를 채취해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아울러 해당 부지는 주한미군 수송부대가 20년 동안 점유한 지역으로 휘발성 유류 냄새가 공사 현장 전 지역에서 나 공사를 중단시켰다.


부평미군기지 주변에 대한 특별환경조사 결과 고엽제 성분 물질의 하나인 다이옥신이 검출된 상황에서, 옛 미군부대 터에서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은 유해물질이 주변지역에 다량 묻힌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고 있다.

공사 현장과 바로 인접한 '청천우림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오유정 위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사로 인해 주민이 비대위를 꾸려 대응하는 상황에서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돼 공사가 중단됐다"며 "어떤 오염 원인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주민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이 한국에서 다이옥신 등 유해한 물질을 처리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해당 지역도 예전에 미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주민은 토양오염 원인을 규명하지 않은 채 공사하는 걸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김상용 구의원은 "해당 부지는 미군이 점유한 지역이었다, 토양오염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공사를 중단했겠느냐"며 "(시료 분석) 결과를 보고 지자체 차원의 대응 등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사를 맡은 D건설 측은 토양오염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다는 사실에 대해선 확인해줬지만, 추가 취재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또한 국방부 관계자도 "토양 조사를 하고 있으니 더 이상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는 토양오염에 대한 시료 채취 결과가 8월 초경에 나올 것으로 보고, 대응 수위를 고려 중이다. 구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정밀조사 명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흑룡·미추홀아파트 재건축 부지는 당초 인천시 소유였으나, 대부분 2001년에 국방부 로 소유자가 변경됐다. 시가 월미도에 있는 해군사령부 부지를 월미공원으로 개장하는 대신에 해당 부지를 국방부에 넘겼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미군기지 #재건축 #다이옥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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