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 단장(사)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부설 '어우렁다우렁' 사업단의 김세철 단장이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장태욱
이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자립형지역공동체 사업에 선정되면서, 제주도의 재정지원을 받아 지난 2월 23일에 문을 열었다. 처음 함께 시작한 다섯 명의 결혼 이주민들이 지금까지도 사업의 주체다.
주방에서 세 명이 일하고, 홀에서 두 명이 손님들 시중을 든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리영옥씨(중국), 로즈마리씨(필리핀), 검로안씨(베트남) 등인데, 이들은 친정 나라가 서로 다르다. 이들의 친정국과 만들어내는 음식의 국적이 이 음식점으로 하여금 다문화 식당이 되게 하는 근거다.
"지난 2월, 가게를 개업하기 전에 2주 동안 음식을 만들고 약 500명을 대상으로 시식행사를 했습니다. 시식에 적잖은 돈이 들어갔어요. 음식을 드신 손님들에게 음식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를 내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자극적이라 우리 입맛에 맞지 않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객들을 위해 음식에 자극적인 맛을 낮추자고 제안을 했죠. 그랬더니 음식을 만드는 이주민들이 반발을 해요. 그럴 바엔 한국음식점을 하지, 뭐 하러 다문화식당을 하냐는 거예요. 논쟁도 심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이 일이 서비스업인지라 고객들의 요구를 듣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사업이다. 김 단장은 장부를 확인하는 일만 하고 재료구입, 메뉴선택에서부터 서빙까지 모든 일은 이주민들이 알아서 한다. 그래서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주민들이지만 한국 사람들과도 잘 소통하고 사업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한국말도 한국어 강좌들 듣는 이들보다 훨씬 빨리 익힌다.
사업을 이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다 보니, 적적할 때마다 이 식당을 찾아오는 이주 여성들도 늘고 있다. "한국사회에 아직 적응이 덜된 이주민들에게 이 식당은 또 다른 친정"이라는 게 김 단장의 증언이다.
이 식당사업이 사회적기업인 만큼 설립목적은 결혼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 확고한 지위를 가지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여기서 훈련된 결혼이주민들이 가정에서든 새로운 일터에서든 아니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든 잘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기술과 능력을 갖출 수만 있다면 사업단은 일단 목표를 달성한 셈이 된다. 식당의 영업 매출은 그 다음 목표다.
"이 사업은 사회적기업으로는 가능성이 매우 큰 사업입니다. 외부에서도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하면서 많은 이들이 벤치마킹하러 옵니다. 그런데 장기적이고 섬세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단기 매출을 근거로 사업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버티기 어렵다고 봅니다."김세철 단장의 말이다. 현재 '어우렁다우렁' 사업단은 행안부에 1년 동안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아 지원을 받은 상태다. 김 단장은 내년에 1년 더 연장해서 지원을 받고 싶은데,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은 자꾸 실적을 강조한다. 그때마다 사업 책임을 맡은 김세철 단장의 속이 상할 수밖에. 김 단장에겐 사회가 사회적기업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보는 안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늘 있다.
단골 손님 "아이들이 좋아하고, 다른 문화 접할 수 있어서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