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성곽 너머는 온통 사막이다.
박솔희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것은 뜨거운 볕뿐. 성벽 위에서 내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온통 거친 땅이다. 사막에서는 모래바람이 쉼없이 불어온다. 그 너머로는 만년설을 덮어쓴 산맥의 모습도 신기루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중국의 서북 변방에서 제일 서쪽에 있는 관문이 이 자위관이고, 북쪽과 남쪽으로는 각각 옥문관(玉門關, Yumen Guan)과 양관(陽關, Yang Guan)이 지키고 있다. 함께 여행하던 중국 친구는 이 지역에 얽힌 당시를 두 편 가르쳐주었다. 그 중 한 편이 왕유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다.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 원이를 안서(Anxi)로 보내며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 위성의 아침은 비에 젖어 먼지 없이 맑고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류색신) : 객사 주변은 깨끗하며 버드나무 빛이 짙다勸君更進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 그대에게 술 한 잔을 더 권하노라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 서쪽으로 양관을 나가면 오랜 벗이 없으리니(번역 - 박솔희)왕유(王維, Wang Wei)는 이백, 두보와 함께 중국의 3대 시성으로 불리는 대시인이다. 한국인들도 그 이름 정도는 누구나 들어보았을 터다. 특히 이 시의 마지막 두 행은 중국인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한 구절이라고 한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서 이 시를 권주가(!)로 쓸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만리장성의 서쪽 관문 자위관
박솔희
▲포청천 놀이
박솔희
▲자위관 성루를 둘러본 후 만리장성의 종점 '장성제일돈'으로 이동했다.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박솔희
▲초목에조차 물기가 없다. 바싹 마른 사막의 푸석한 풀
박솔희
▲만리장성의 종점 부근에는 가파른 협곡이 우뚝하다. 전망대에 서면 협곡을 조망할 수 있다. 발밑으로 흐르는 황하가 아찔하다.
박솔희
Tip - 건강한 실크로드 여행을 위한 준비물 |
양산, 모자 : 서북부 지역은 워낙 햇살이 강해서 현지인들은 양산을 많이 쓰고 다닌다. 마스크 : 사막 지역의 모래바람과 햇볕을 가리기 위한 마스크를 준비하면 좋다. 고비사막은 황사의 발원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정로환 : 외국에 나가면 음식과 물이 맞지 않아 배탈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지사제보다도 정로환이 더 증세에 잘 맞을 수 있다. 중국 약이 다소 독한 편이니 정로환 외에도 출국 전 필요한 의약품은 챙겨 가는 것이 좋다. (단, 정로환에 포함된 크레오소토 성분 복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7세 이하 영유아, 이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 등-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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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솔희 기자는 2011년 7월 11일부터 21일까지 재학 중인 숙명여대와 중국 난주대의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중국 서북부의 실크로드를 여행했습니다. 박솔희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단 '오마이 프리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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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2011년 <청춘, 내일로>로 데뷔해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을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2021년 10월 아기 호두를 낳고 기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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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의 서쪽 종점... 끝없는 성곽 너머는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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