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나 소주 한 병만 시켜도 안주가 이렇게 푸짐하게 나와요, 거저나 다름없죠."
조찬현
"술 한 병 추가하면서 계란프라이를 더 달라고 해도 줘요. 손님들이 그리 먹고 가면 남는 게 하나도 없을 텐데 말이에요."
고구마순을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고구마순무침과 단무지무침, 곰삭은 묵은지에 계란을 4개나 깨트려 푸짐하게 만든 계란프라이까지. 자고나면 오르는 물가에 메뉴판을 고쳐 쓰고 오려내 짜깁기한 일반 식당하고는 사뭇 달랐다.
이곳은 딱히 메뉴판과 가격표도 없다. 입구의 유리창에 써 붙인 몇 가지 음식이 전부, 그건 아니다. 원하는 음식이 있으면 말만하면 금세 뚝딱 만들어낸다. 할머니 혼자서 그 많은 손님을 대하는데도 누구하나 보채는 사람도 없다.
자신들이 술도 가져다 먹고 음식도 나른다. 이른바 일종의 셀프서비스, 뭐 그런 거다. 식당 안은 손님으로 가득해 평상을 내놓은 뒷마당으로 갔다. 그곳도 손님이 가득하기는 마찬가지다.
시골고향집처럼 운치 있고 정감이 있다. 할머니 혼자서 요리하고 음식을 나르고 하는데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정담을 나누며 여름밤을 즐긴다. 가족과 연인들, 친구들,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잔 술에 세월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