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선 안에 희게 보이는 것이 조가비입니다. 방파재를 쌓기 전에는 흰조가비누리였습니다.
김동수
붉은선 안이 희게 보입니다. 조개껍데기 곧 조가비입니다. 여러 조가비들이 밀물과 썰물에 부딪히고, 바람을 맞고, 내리쬐는 햇살은 흰누리를 만들었습니다. 흰조가비는 길이 200미터 정도 있었는데 바닷물이 밀려오고, 쓸려 내려가면 '자르륵 자르륵'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색깔과 소리가 함께 생명을 울립니다. 흰조가비와 소리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그 때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다 죽고 나서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내 눈으로 87년 2월 흰조가비들이 만든 흰누리와 2011년 7월 시커멓게 죽어버린 갯벌을 보면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습니다. 내가 놀던 질매섬은 콘크리트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4대강과 온 나라 곳곳에는 오늘도 콘크리트 문화가 죽임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죽임이 아닌 살림누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놀던 질매섬은 버릴 수 없는 영원한 안식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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