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에 싸여 나온 백련자반. 약밥과 달리 담백하면서 향이 좋았습니다.
조종안
연잎을 갈아 만들었다는 부침개와 연잎밥은 별미였다. 수백 종의 연(蓮) 중 백련잎은 식용으로 으뜸이란다. 특히 수육을 연잎에 싸서 연잎으로 만든 된장에 찍어 먹으니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잘 익은 겉절이에 싸먹기도 했는데 백련의 그윽한 향이 뒷맛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김제시 청하면에 위치한 2만여 평의 백련 재배지는 새우가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의 배 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하여 '하소백련지(蝦沼白蓮地)'라 부른다고. 이곳의 백련은 다른 백련과 달리 순수하게 청백색만을 띄며 전국 최고의 백련재배단지란다.
깊은 산사 분위기 풍기는 청운사 점심을 맛있게 먹고 대웅전, 무량광전 등이 자리한 경내로 올라갔다. 처음 방문한 사찰에 대해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자갈이 깔린 야트막한 오르막길은 진흙 속에 뿌리를 두면서도 결코 품위를 잃지 않는 순백의 '백련방죽'을 끼고 있어 운치가 더했다.
해발 70m에 자리한 청운사는 '새우산'으로도 불리는 청하산(靑蝦山) 자락에 둘러싸여 있었다. 대웅전, 관음전, 무량광전, 여사채, 필하당, 해우소 등 일곱 개의 법당과 전각이 들어서 있었는데 12개의 연지와 나무들에 가려 있는 듯 없는 듯 고즈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