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산보 아래 '만곡보' 오리배 선착장. 침산보 제방이 무너져 토사가 밀려내려 오면서 선착장을 자갈밭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밀어 올렸다. 이 선착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밭레져 황의삼 대표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침산보 제방 사면에 쌓아 놓았던 바위들이 모두 쓸려 내려가고 말았다. 국토관리청은 이곳을 여울로 만들기 위해 물이 많으면 제방을 넘어서 경사면을 흘러 내려가도록 바위와 콘크리트를 혼합하여 사면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보제방에 붙여놓았던 대부분의 바위와 콘크리트가 쓸려 내려가고 말았다. 이로 인해 보 아래에는 대형 웅덩이가 생겼다.
또한 보제방의 오른쪽 끝은 제방에 막힌 물이 산 경사면을 치고 나가면서 보와 맞닿아있던 산이 무너지고 말았다. 또 무너진 이곳으로 물이 밀려들면서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지고, 제방에 잇닿아 쌓아놓았던 둑도 무너지고 말았다.
이 뿐이 아니다. 보 아래 오른쪽 둑 뒤로 어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제방을 넘어선 물이 이 어도를 덮치면서 콘크리트 어도가 모두 쓸려 내려가도 어도가 있었던 자리는 협곡처럼 깊이 패이고 말았다.
또한 물에 쓸려 내려간 토사들은 700미터 아래 만곡 수중보에서 오리배 영업을 하던 선착장에 쌓여 오리배와 선착장이 마치 자갈밭 위에 올려놓은 듯 한 형상이 되고 말았다.
이 같은 대형사고가 일어나자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급히 포크레인과 마대자루를 이용해 터진 물길을 잡는 복구공사에 나섰으며, 빠른 시일 안에 복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쓸려 내려가 바위와 토사를 다시 복원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곡처럼 패여 버린 어도와 무너져 버린 산 경사면을 다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콘크리트 구조물로 채우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장을 찾은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애초에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보를 세워서 이런 사고가 일어 난 것"이라며 "이 곳은 지반도 약하고, 물살도 빨라서 자연 그대로 두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됐다. 지속적으로 공사현장을 지켜본 지역주민 황의삼씨는 "보 경사면의 바위가 처음 무너진 게 아니"라며 "1주일 전에 내린 비로 일부가 무너지자 포크레인으로 보수공사를 했는데, 최근에 다시 비가 내려서 더 크게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또 "지난 8일 큰 비가 내리기 하루 전에 바위를 고정하는 콘크리트 타설을 했었다, 그 이후 하루 만에 큰비가 내리니 콘크리트가 채 굳지가 않아서 이런 큰 사고가 일어 난 것"이라며 "우기에 무리한 공사를 강행한 게 사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