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충 음성소방서장
이호
기자를 만난 류충 서장은 저간의 상황에 대해 "이런 분위기가 나올 줄 몰랐다"며 "공무원인 서장이 조직 비판을 하면 보통은 조용히 있다가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처럼 파면되거나 하는데, 소방관들이 직접 나를 지지 서명해주고 누리꾼들까지 나서서 응원해주는데 많이 놀랐고 무척 고마웠고, 그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 서장은 "스스로 옷을 벗겠다는 이유는 한가지다, 내가 조직을 비판한 것은 정당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한 것인데, 이로 인해서 우리 직원들이 조사받고 다치는 분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과거에도 파면될 때까지 해당 경찰서가 감찰을 받는 일이 있었고, 결국 파면될 때 다른사람들의 피해도 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내가 한 말이나 글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다치면 안 된다, 이번 조직 비판 발언에 대해서는 주위 경찰서장들이나 타부처 공무원들도 정당한 비판이라고 응원을 해준다"라고 했다.
혹시 외부 압력이 있었는지 묻자 류 서장은 "직접적인 외압은 없었다, 박연수 소방청장이 '리틀MB'라고 불린다는 기사는 봤다, 소통이 그만큼 안 된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직접적인 외압보다 지인들이 전해주는 압력에 대한 얘기가 더 심적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또 그는 "충북도 전체를 감찰한다든지, 본부장이 직접 화재와의 전쟁 관련서류를 전부 재검토하고 조금이라도 틀리면 직원들을 문책하겠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왔다"며 "나 때문에 직원들이 다치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 서장은 박연수 소방청장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소방재난 성과에 대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한다. 지금 소방분야는 1970~80년대처럼 불만 끄는 그런 조직이 아니다.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고 화재만이 아닌 소방업무 전체를 총괄해 논리적인 분석을 한다. 박연수 청장이 소방관이 아닌 일반 행정직이다 보니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고 승인 했을거다. 소방재난 분야는 전문분야고 소방관 경험이 없다 보니 과학적으로 이 분야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몰라 무조건 사망자를 줄이라는 단순한 정책을 한 것 같다."류 서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소방관들이나 누리꾼들이 나를 이용이라도 해야 한다. 스스로 옷을 벗는다고 마음이나 옳은 것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화재와의 전쟁, 소방청 독립 등과 관련해 토론회가 개최된다면 언제든 갈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독립 소방청, 소방청을 소방관의 품으로라는 지지는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택을 나오는데 류 서장의 부인이 기자를 배웅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워낙 고집이 센 분이라… 그동안 저도 마음 고생 많았어요. 그저 모든 일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119매거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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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충 음성소방서장 "소방관 여러분, 저를 이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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