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6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0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버스'에 참가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정청래 전 의원 등과 전화통화를 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권우성
출발하기 위해 모인 곳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어두웠지만, 언니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어떻게 부산까지 가게 되었는지 묻자 사람들 수만큼 답변도 다양했어요.
대학생 김수민(23)씨는 "희망버스가 궁금해서 체험하러 왔다"며 이렇게 말했어요.
"우연히 라디오에서 하늘에 매달려 생활한다는 김진숙씨 이야기를 들었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많이 놀랐어요. 희망버스가 궁금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게 되었어요."
고3 수험생이지만 진숙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서 왔다는 엄지(19)씨와 진맑음(19)씨도 있었어요. "수험생인데 1박 2일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수줍게 웃었어요.
"1박 2일은 괜찮아요. 다른 것보다 15000원의 참가비가 부담스러워요. 고등학생에게 15000원은 적은 돈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참가해야 언젠가 노동현장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바뀌겠죠."
연인이 함께 진숙 언니를 만나러 온 봉인권(26)씨와 연시영(23)씨는 언니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전기 끊겼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가면 전기도 다시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루만 혼자 있어도 힘든데 오랜 기간 혼자 있으면 얼마나 힘들지 걱정이에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거 알아주시고 건강하게 걸어 내려오셨으면 좋겠어요."희망버스 안에서 사람들의 희망을 만났어요. 언니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 한진중공업 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노동현장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까지, 각자의 희망이 있었어요. 그 희망들이 모여 '희망버스 195대'라는 기적을 만들었구나, 감동했답니다.
버스가 부산에 가까워질수록 빗방울이 굵어졌어요. 기상청에서는 부산 날씨를 오후부터 갬이라고 예측했지만 비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어요. 버스는 저녁 8시가 되어서야 부산역에 도착했어요.
도착하니 빗방울이 더욱 거세졌어요. 무대에서는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어요. 인디밴드인 3호선 버터플라이는 "우리만 비를 안 맞아서 죄송하다"라고 말했지만, 광장에 모인 사람 중에 비를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어요. "옆 사람을 위해서 우산은 접으세요"라는 외침이 드문드문 들렸답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콘서트는 끝났어요. 이어 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한 행진이 시작되었어요. 드디어 만나러 가는구나! 사람들의 표정이 더욱 들떠 있었어요. 특별한 지시 없이도 사람들은 평화롭게 행진을 시작했답니다.
영도 조선소로 가는 길에 사람들은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어요. 부산 시민에게 집회의 내용을 알리는 방송도 이어졌어요. "힘내라! 힘내라!" 동래구에 사는 김동균(57)씨는 행진하는 참가자들을 응원하고 있었어요. 대교동에 사는 최윤점(50)씨도 이렇게 응원했어요.
"먹고 살기 바쁜데 타지에 와서 늦은 시간까지 행진하는 거 보고 정말 놀랐어. 국민들이 진짜 대단한 거 같아."전경들 "여기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시켜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