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정동 부산일보사옥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는 송대성 부산일보 정치부장.
안홍기
송 부장이 <부산일보>에 들어온 1990년은 '3당 합당'이 있던 해였다. 그는 부산에 대한 한나라당의 독점적 지배구조가 만들어진 이후의 부산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봐왔다.
지난 8일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내려다보이는 <부산일보> 사옥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부산시장 선거에서 나온 '김정길 44.57%'라는 '기록적인 지지율'에 대해 "허남식 시장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싫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인천에게 추월당하는 상황까지 우려하게 된 경제난이 기본배경이고,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악화된 지역홀대, 동남권 신공항 무산 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신공항 무산이 주는 의미가 크다"면서 "서울에서는 인천에 하나 있으면 되지 지방에 그런 큰 공항이 왜 필요하냐면서 양양, 울진, 무안 이런 공항들하고 비교했는데, 부산 사람들의 상실감이 매우 깊고 자존심도 크게 상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위기감도 깊은 수준이다. 어떤 의원은 서울보다 부산에 있을 때가 더 많고, 어떤 의원은 부산에 내려오면 하루에 10개의 일정을 소화한다. 송 부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거를 10개월 이상 앞두고 이렇게 지역구 챙기고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건 전에 없던 일"이라며 "일부 의원들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구의원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변수지만 깊은 피로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의문"2012년 총선 때 박근혜 전 대표가 휩쓸고 다니면 싹 정리되는 게 아닐까. 그는 이에 대해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도 "기존 인물들에 대한 식상함과 한나라당에 대한 깊은 피로도를 불식시킬 정도의 파괴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대표가 부산경남에는 직접적으로 한 일이 없고, 지난 4·27재보선 때 나타난 것처럼 군부독재와 맞선 경험이 있는 지금의 40, 50대가 보수화되기보다는 투표를 통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인적 풀이 약한데다, 조경태 의원, 최인호 시당위원장, 김정길 전 장관, 김영춘 전 의원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다음은 송대성 <부산일보> 정치부장과 나눈 문답 전문.
- 한나라당 내에서 "부산이 위험하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엄살이라고 하기 어렵다. 지금 부산은 한나라당에 대한 피로도가 매우 크다. 2010년 부산시장선거에서 김정길 전 장관이 44.57%를 얻은 것은 기존 상황에서 보면 어머어마한 사건이다. 허남식 시장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싫은 것 같다. 한나라당은 부산에 김영삼 전 대통령 같은 맹주가 없다. 좌장역할 한다는 김무성 의원도 구심점이 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민주당은 2012년 총선 때 부산 18석 중에 5, 6석 정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허황됐다고 보지 않는다. 전제는 민주당에서 좋은 후보들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낙하산이나 자격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참신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후보들이 보강돼야 한다. 민주당은 부산 동서남북에 핵심적인 후보들을 배치해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부산에서 2등 낙선을 해도 득표율 높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석패율제도 민주당에게는 힘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도 자체에 공감하고 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