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청 강연에 학생들이 귀 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박현국
막고굴은 천 년 동안 천 개가 넘는 굴을 파서 부처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놓거나 진흙으로 소조상을 만들어서 표현하거나 돌을 파서 방을 만들어 다시 그 안에 부처와 보살 등을 새겨 놓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처의 전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불전도(佛傳圖)라고 하고, 부처의 전생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을 본생도(本生圖, Jataka)라고 하고 그밖에 부처의 설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 이야기를 비유도(譬喩圖, Avadana)라고 합니다.
둔황 막고굴에 있는 불교 예술품들은 천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걸작입니다. 천 년이나 된 것도 있고 도중에 기존의 것 위에 다시 그리기도 하고 새로 그리기도 하면서 변화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자연재해 등으로 지형이 바뀌거나 지진 등으로 굴이 무너져 다시 굴을 파서 그림을 그리거나 불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둔황 막고굴에 있는 여러 불교 그림들은 인도와 간다라에서 시작하여 한국이나 중국이나 일본에 불교 예술이 전해지기 이전의 그림들입니다. 따라서 둔황 막고굴의 불교 예술품들은 한국, 중국, 일본 불교예술의 기본이 되는 작품들입니다. 그리고 당나라 때에는 당나라에서 만들어진 여러 작품들이 이 둔황을 통해서 서역으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둔황은 사막의 오아시스이면서 동서양 불교문화의 교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거대한 예술품들은 처음 1900년 프랑스 사람에 의해 발견된 이후 프랑스, 러시아, 일본, 영국, 독일 등 여러 제국주의의 약탈로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둔황 막고굴 안에는 불교 유물뿐만 아니라 많은 문서와 책들이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신라 때 혜초스님이 남기신 <왕오천축국전>이 17번 굴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