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해병대 해안소초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희생된 고 이승훈 중사, 고 이승렬 병장, 고 박치현 병장, 고 권승혁 상병의 합동영결식이 6일 오전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연병장에서 해병대사령부 주관으로 열렸다. 운구행렬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한 해병대원이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해병대 총기사건을 바라보는 <오마이뉴스> 인턴기자들 부모의 의견들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획일화된 군사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군대란 조직 내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긴 힘들다"는 반론도 있었다. 다만 모두 '사건 자체는 가슴 아프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석 인턴기자의 어머니 주아무개(54)씨는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군대문화와 가해자인 김 상병의 정신적 문제가 겹쳐져 벌어진 일 같다"며 "하지만 모든 것을 개인의 정신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주씨는 "김 상병도 사회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생활했을지도 모른다"며 "군대에 맞지 않은 사람도 군대를 가야 하는 현실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윤성원 인턴기자의 아버지인 윤아무개(52)씨는"군대의 폐쇄성은 군대가 가진 고질적인 질병"이라며 "회복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기자의 어머니인 도아무개(52)씨는 "나는 아들을 못 낳고 딸만 둘 낳아서 평생 죄지은 느낌이었다"며 "하지만 요즘엔 내가 딸만 둘을 낳은 게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선방안을 둘러싸고 '획일화를 강요하는 군사문화를 반대한다'는 의견과 '다양성을 존중하다보면 군대 기강이 해이해질 것'이란 의견으로 갈렸다.
도씨는 "군대를 잘 알지 못하지만 이런 사건으로 보면 (군대가) 굉장히 폐쇄적인 곳으로 보인다"라며 "획일적인 군대 내 문화를 개선해야 총기난사와 같은 사건이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인턴기자의 어머니 박씨는 "군대 무서워서 아들 보내겠느냐"며 "내성적이거나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손형안 인턴기자의 아버지 손아무개(57)씨는 "군대라는 조직이 돌아가려면 기강이 필요하고, 따라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주영 인턴기자의 아버지 이씨도 "군대가 나태해져서 (총기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그럴 때일수록 위계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성과 조직성을 중시하는 문해인 인턴기자의 어머니 윤아무개(51)씨는 "문제 사병은 군대에서 잘 관리했어야 한다"고 '문제사병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14기 인턴기자들이 자신의 부모님을 취재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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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보내기 무서워" vs "그래도 해병대 보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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