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 가는 길
김종길
무지개가 뜬다는 거제의 여차 홍포 해안길을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쌍근에서 여차까지 걸었던 지난 22일과는 달리 이번에는 반대로 다대에서 홍포까지 약 7km 정도를 걸었습니다.
서해가 어머니의 자궁처럼 푸근하고 동해가 아버지의 장쾌한 호연의 기가 있다면, 남해는 잔정 많은 누이 같습니다. 아기자기한 남해에는 저마다 색깔을 달리하며 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길들이 많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항공촬영 사진작가인 얀(Yann Arthus-Bertrand)은 한국의 남해안을 항공 촬영하면서 "한국의 남해안에 일주일만 머문다면 사진첩 한 권은 족히 만들 수 있다"고 하며 한국의 남해안 풍광을 극찬한 바 있습니다.
남해안에는 부산 기장해안, 통영 산양해안, 사천 실안해안, 남해 물미해안, 순천 와온해안, 여수 돌산도해안, 완도 서부해안, 강진 마량해안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도해의 아름다운 길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이곳 여차 홍포 해안길을 남해안 최고의 해안길로 꼽는데 여행자는 주저하지 않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는 이 길은 망산의 등허리를 따라 걷는 길입니다. 올망졸망 점점 떠 있는 섬들과 쪽빛 바다를 보는 순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내게로 다가옵니다. 해가 뜰 때도, 해가 질 때도, 칠흑같이 어두운 밤 달빛을 따라 걸으면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