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창의적체험활동을 신설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자기 활동을 올릴 수 있게 만든 에듀팟 사이트입니다. 그런데 벌써 독서활동기록 때문에 잡음이 생기고 과열현상으로 규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교과부사이트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한자, 영어 가르쳐
그런데, 올해 들어 영어 사교육비에 이어 한자 사교육비까지 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 불씨는 바로 교과부가 학기당 이수하는 교과목 수를 줄이고 창의적체험활동을 늘리겠다고 마련한 2009개정교육과정 때문이다.
⑹ 정보통신활용교육, 보건교육, 한자교육 등은 관련 교과(군)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체계적인 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 2009개정교육과정 총론창의적체험활동은 교과부가 2009개정교육과정을 선전할 때 가장 자랑하는 대목이다. 창의적체험활동은 7차교육과정이나 2007개정교육과정의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합쳐서 만든 새 이름이다.
교과부는 그동안 교과중심 수업을 벗어나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선전했지만, 위 항목 때문에 안 하던 한자교육까지 생겨났다. 한 술 더 떠서 영어까지 가르치는 학교가 생겨서 초등학생 1, 2학년에게는 2개 교과가 더 추가된 학교도 있다.
대체 왜 한자교육이 갑자기 초등학교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2009년 당시 미래형교육과정(현재 2009개정교육과정)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는 한자교육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2009개정교육과정 시안 마지막 공청회에서 갑자기 한자교육이 추가되었다. 일각에서는 교장단의 압력에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언론 보도에는 전직 국무총리들의 요구가 강했다고도 한다. 교과부는 설문조사 결과에서 찬성도가 높게 나왔다고 해명하였다.
맨입으로 한자교육, 결국 사교육시장 열어줘그런데 2009개정교육과정의 요지가 무엇인가? 학생 부담 줄인다며 집중이수제로 억지로 학기당 이수과목수를 줄여 체육, 음악, 미술도 못하게 하면서, 초등학교만 과목을 늘려놓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게다가 "관련 교과군과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하라는데, 초등에서는 관련교과가 전혀 없기 때문에 창의적체험활동 시간만 활용해야 한다. 또 "체계적인 지도"라는 말 외에 교과부가 한자 교육과정을 만든 것도 없고, 교사연수를 따로 한 것도 없다.
교육대학 양성과정에서 한자교육을 받지도 않았다. 한자교육 단계가 어떻게 되고, 초등학생 발달 수준이나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관련해 어떤 수준으로 가르쳐야 할지 사전 연구나 참고할 자료도 전혀 없다. 이는 정보 과목은 시도교육청에서 학년별로 교재를 마련하고, 보건 과목은 보건교육과정까지 만들었던 사례에 비해 준비가 너무 부실하다.
충분히 가르칠 시간도 부족하다.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다양한 활동을 하라고 하니 주당 1시간을 꾸준하게 가르칠 수도 없어 형식적으로 시간을 배치하여 적은 곳은 10시간도 안 되는 학교가 많다. 결국 제대로 가르칠 내용도 시간도 준비 안 해놓고 이름만 걸어놓은 것은 사교육시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내주는 것과 똑같다.
이런 상황이니 사교육 업체나 한자자격시험 업체들이 자랑스럽게 한자교육을 홍보하고 유치원생부터 한자급수시험을 보느라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것이다. 일부 학교는 학교에서 급수시험 보라고 안내장도 내준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간다(한국어문회-한국한자능력검정회 주최 한자능력검정시험의 경우 검정료는 급수에 따라 2만~4만 원).
"써" 하면 되는 한자... 결국 학생들 학습 부담만 키워이 때문에 학교에서 우후죽순으로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그 전에는 교육과정에 없기 때문에 안 가르치던 교사들도 이제 교육과정에 들어갔으니 거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과정도 없고 교수법도 따로 없기 때문에 그냥 "써" 하면 된다. 교사조차 사교육 업체에서 나온 교재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