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폭포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안개 아가씨호(The Maid of the Mist)’라는 배를 타야 한다. 폭포에서 날아오는 물방울 때문에 배를 탄 관광객들은 비옷을 입어야 한다. 비옷은 탑승료에 포함되어 있다. 탑승 요금은 약 10달러. 해마다 1000만 관광객이 이 배를 타고 1300억원의 탑승료를 지불한다.
정만진
1인당 10달러씩 요금을 내고 유람선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헬기처럼 전경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는 열망 때문이다. 하지만, 물덩이가 낙하하는 인근까지 간신히 갔다가 돌아올 뿐이다. 폭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낙수에서 발생하는 이슬비 같은 는개만 목격할 따름이다. '안개 아가씨호'를 타기 전에 챙겨 입은 비옷 덕분에 일상복이 흠뻑 젖는 것은 모면하지만, 숲만 볼 뿐 나무는 보지 못하는 '수박 겉핥기'식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에 그저 '본전 생각'이 간절할 따름이다.
폭포는 못 보고 물만 보는 나이아가라 관광나는 '폭포'가 좋다. 나이아가라 폭포, 대단하지만 그저 크다는 인상만 준다. 우리나라의 구룡폭포도 떨어지는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멀리까지 흘러내려온 계곡물을 즐기는 게 전부다. 그뿐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근본적 문제는 '갈 수 없는 땅'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 비하면 훨씬 작은 공산폭포도 아이들을 데리고 그 안에 들어가 놀 수 없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팔공산 폭포골의 이름 없는 '폭포'는 그렇지 않다.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떨어지는 낙수 아래로 가도 언제나 편안하다.
유명하지만 눈으로 보는 데 그쳐야 하는 그런 거대 폭포보다, 이름도 없지만 폭포수 속에 손을 담그고 두 발로 걸어볼 수도 있는 그런 무명의 폭포가 좋다. 비유하자면, 거대폭포는 부귀영화를 가졌지만 정이 없는 친인척이고, 이름없는 폭포는 가난하되 눈물과 웃음을 서로 나누며 사는 '이웃사촌'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하루 종일 풍덩거리다가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이웃사촌 폭포, 나는 그런 이름 없는 '폭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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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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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웅장하면 뭐해 발도 못 담가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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