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넓은 공원 좌우에 있는 대형 건물은 대부분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입니다.
이윤기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 한 명과 의기투합하여 호텔 근처에 있는 공영자전거터미널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포토맥 강변을 따라 라이딩을 하여 스미소니언협회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그룹이자 문화재단인 스미소니언협회에는 18개의 박물관과 국립동물원, 9개의 리서치센터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국립자연사박물관, 국립항공우주박물관, 국립아프리카미술관, 국립아메리카역사박물관, 국립아메리카미술관 등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들이 만든 팜플렛을 보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는 미국민들의 정신적 지주인 1억3650만 점의 유물과 표본이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센터로서 공교육과 국가행정에 기여하고 미술, 과학, 역사 분야의 장학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박물관은 1846년 영국 과학자 제임스 스미슨이 "지식의 추구 및 확산"을 위해 미국에 기증한 기금으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보안검색, 가는 곳마다 기준이 달라 불편하다 9·11테러의 충격과 상처 때문인지 미국인들은 용케도 보안검색의 불편을 잘 수용하는 것 같았습니다만, 아무튼 미술관, 박물관, UN본부, 공항 등 다중이 모이는 곳은 모두 보안검색을 하는데, 모두 따로따로인 것은 참 불편하였습니다. 공통된 메뉴얼이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싱턴기념탑과 미국 국회의사당 사이에 있는 내셔널몰에만 10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데, 이곳 박물관들만 하여도 제대로 관람하려면 며칠은 도시락을 싸들고 출퇴근을 해야하겠더군요. 저의는 겨우 반나절 시간을 빼서 갔기 때문에 '항공우주박물관'과 '인디언박물관' 두 곳만 훍어보기로 하였습니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토요일 오후라 현장에 가보니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미국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는 우리나라 '공항'처럼 보안검색을 합니다.
항공우주박물관과 인디언박물관에 들어갈 때도 보안검색을 하더군요. 그런데 외국인 입장에서 참 짜증스러운 것은 가는 곳마다 보안검색 기준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항공우주박물관과 인디언박물관의 경우에는 스미소니언협회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인데도 불구하고 보안검색 기준이 달랐습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보안검색에서는 대체로 백펙에 대한 규제가 심한데,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보안검색 후에 백펙을 그냥 메고 갈 수 있도록 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인디언박물관에서는 백펙을 맡기고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이런 불편함을 모두 기회비용으로 계산한다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안보비용은 정말 천문학적인 숫자일 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