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둑 풀을 베다가 논우렁이를 잡아봤다.
이장연
때이른 6월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장맛비가 내리기 전에 논둑의 풀을 낫질로 베어주었다. 토일 주말 저녁을 반납하고 논두렁과 농수로의 쪼그려 앉아 풀을 썩썩 베어나갔는데, 이웃 논에 날아든 백로가 놀라 흰 날개짓을 하며 날아올랐다.
그렇게 도망친 백로는 바로 옆 논에 내려 앉아서는 다시 부리를 논바닥에 쳐박고 먹이를 찾았다. 지난 5월 모내기를 하기 전부터 백로가 작년보다 눈에 띄게 많이 날아들었다. 왜 그럴까? 논둑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나처럼, 논바닥을 스멀스멀 기어가는 논우렁이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