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농활을 소개해 준 농활 4년차 숙달된 조교. 조가 달라 다른 일을 했다.
강유진
[#4. 오후 4시, 여전히 비닐하우스] 커피타임일하는 시간이 8시간을 향하던 무렵 커피가 나왔다. 커피를 핑계 삼아 쉬는 시간을 가지며 비닐하우스 주인 이동욱(36)씨와 일문일답.
- 나이가 상당히 젊어 보이는데 귀농한 건가. 만약 그렇다면 귀농은 어떻게 결심했나."2009년 10월에 귀농했다. 집과 농사지을 터를 마련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한 시간까지 합치면 4년 됐다. 귀농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대학에서 농업관련 과를 나왔는데 농사가 재밌고 적성에 맞았다. 대학 졸업하고 바로는 못하고 꾸준히 준비를 해오다가 귀농했다."
- 일과는 어떻게 되는가."요즘 같은 여름이면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늦어도 5시에는 밭으로 나온다. 해가 길어서 저녁 8시까지는 밭에 있다가 집에 들어간다."
- 방울토마토와 오이만 농사지으시는 건가."작년까지 배추도 농사를 지었다가 망해서 갈아엎었다. 지금은 배추는 완전히 접고 방울토마토와 오이에 올인했다. 그런데 오이 가격이 15kg 한 박스당 5천 원 선에서 거래된다. 박스비, 운송료를 빼면 1500원이 남는다. 마트에 납품하기도 어렵지만, 큰 체인 마트에 직접 납품을 하면 마트에서 25%를 떼어간다. 역시 운송료, 박스비가 들어간다. 농사짓기 어려운 구조다. 그래도 올해만 잘 넘기면 내년에는 더 재밌어질 것 같다."
역으로 질문이 들어왔다.
"그런데 학생들은 이런 농활에 오면 가산점을 받나?"가산점은 없고 그냥 재밌어서 온다고 대답했다.
[#5. 오후 10시, 숙소] 핸드폰핸드폰이 없으니 해로 시간을 가늠했다. 해가 뜨는 시간에 활동을 시작하고 해가 질 때쯤 숙소에 들어왔다. 농사꾼의 삶도 이러했다. 24시간 만에 켠 핸드폰에는 카카오톡이 1개 와 있었다. 역시 핸드폰이 없어도 무리가 없는 삶이다. 핸드폰을 받은 30분 동안 할 게 없어 결국 전원을 다시 껐다.
총 9일의 농촌활동 중 이틀이 지났다. 대월리에 오지 않았다면 농활이 '연민으로 하는 봉사활동'이라고 오해했을 것이다. 농활은 봉사활동이 아닌 농촌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하는 활동이다. 농활에 오면 농부가 자식과도 같은 작물을 갈아엎어야 하는 심정을 이해하게 되고, 도시의 삶보다 더 치열하고 열정적인 삶을 경험할 수 있다.
8박 9일 여행하는 데 총비용이 3만 원이면 가격도 저렴하다. 해외여행도 좋고 스펙도 좋지만, 농활도 못지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대학엔 학교마다 농활이 준비되어 있다. 여름농활은 이미 진행 중이니 가을농활이나 봄농활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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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원으로 8박9일 체험여행... 재미가 쏠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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